"AI 지긋지긋" 오리사육농가, 겨울철 보상휴업제 '환영'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4-16 17: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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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정부에 건의…"AI 집단발병-살처분 악순환 차단 가능"

"AI 지긋지긋" 오리사육농가, 겨울철 보상휴업제 '환영'

충북도, 정부에 건의…"AI 집단발병-살처분 악순환 차단 가능"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김형우 기자 = 조류 인플루엔자(AI) 집단 발병을 막기 위해 '겨울철 오리 보상 휴업제'를 실시하자는 충북도의 대정부 건의에 대해 오리 사육농가들이 반기고 있다.

휴업에 따른 보상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살처분 전쟁'으로 해마다 홍역을 치르는 겨울철에 사육을 중단하는 것이 농가로서도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오리 사육 농가들은 그동안 AI가 발생하면 오리를 모조리 살처분하는 고충을 겪어야 했고, 책임 소재에 따라서는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살아 있는 오리를 집단 매몰하면서 겪는 트라우마도 사육농가만 알 수 있는 고충이었다.

정밀검사에서 AI 음성 반응이 나올 때까지 수개월간 재입식이 불허돼 일손을 놓아야 하는 것도 오리 사육농가로서는 고역이었다.

알을 부화시키는 종오리 농장이나 오리고기 가공업체의 사정까지 감안한 대책은 아니어서 좀 더 연구가 필요하고, 정부가 수용할지도 미지수지만 충북도가 건의한 겨울 보상 휴업제의 조속한 도입을 오리 사육농가들이 적극 지지하고 나선 이유다.

진천군 덕산면에서 육용 오리를 키우는 강종규씨는 "AI가 발생하면 사육농가뿐만 아니라 살처분 비용을 보전하는 국가적인 손해도 적지 않다"며 "휴업에 따른 보상만 적정하게 이뤄진다면 겨울철 사육을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월면의 홍경표씨도 보상 휴업제에 찬성했다.

홍씨는 "AI에 감염된 철새가 하천 곳곳을 누비기 때문에 AI가 토착화됐다"며 "겨울철에 보상을 조건으로 오리 사육을 중단하는 게 낫다"고 거들었다.

그는 3년 전 18만마리의 육용 오리를 키우다 AI에 감염돼 살처분한 이후 지금까지 그 타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양계농가도 AI가 발생하면 큰 피해를 봤지만, 충북도가 보상 휴업제의 대상을 오리 사육농장으로 한정한 데 대해서는 큰 불만이 없다.

부화 후 45일이 지나 출하되는 오리와 달리 닭은 28일 만에 출하될 정도로 출하·재입식 기간이 짧아 자칫 휴업에 따른 농가 피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재철 대한양계협회 충북도지회장은 "닭은 출하 시기가 짧아 겨울철에 사육을 중단한다면 오리농장보다 큰 타격을 입게 된다"고 지적했다.

충북도 역시 AI 발생이 닭보다는 오리 사육농장에 집중되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닭이 감염되면 대부분 폐사해 AI 발생을 즉시 파악, 대응할 수 있지만 오리는 그렇지 않아 AI 확산을 제때 막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산란율이 급감하는 종오리농장의 경우 AI 발생이 즉각 확인되지만 육용 오리는 AI에 감염되어도 폐사하지 않는 등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AI가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기 일쑤다.

도의 한 관계자는 "AI가 집단 발생한 지역은 모두 오리 사육농장 밀집지역"이라며 "이런 지역의 오리농가를 대상으로 보상 휴업제만 실시해도 AI 발생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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