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본 인간과 사회에 대한 통찰…서용선展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4-16 14:08:54
  • -
  • +
  • 인쇄
△ 2014 뉴스와 사건

도시에서 본 인간과 사회에 대한 통찰…서용선展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바다 위에 푸른 색 선박 한 채가 보이고 그 옆에는 노란 깃발을 들고 시위하는 행렬이 보인다.

1951년생인 서용선 작가가 지난해 매체에서 보도된 주요사건을 그린 14조각 목판각화 '2014 뉴스와 사건'의 한 부분이다.

이 작품을 포함해 작가의 100여점을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가 이례적으로 두 전시공간에서 동시에 열린다.



2008년 서울대 미대 교수직에서 물러난 뒤 창작활동에 전념한 작가의 작품세계를 드로잉, 회화, 조각 등 다양한 작품으로 보여주는 '서용선의 도시 그리기: 유토피즘과 그 현실 사이'라는 전시다.

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 기획초대전으로 17일부터 이곳 지하 1층에서 지상 3층까지 80여점을 전시하고, 인근 학고재 갤러리 본관에서 18점을 같은 기간 소개한다.

작가가 1980년대 중반 이래 천착했다는 '도시'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선 그가 바라본 서울, 뉴욕, 베를린, 베이징, 멜버른과 이 도시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2014 뉴스와 사건'에선 세월호 참사와 함께 옛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사건 등 정치, 사회뉴스를 짚었다.



전시에 앞서 16일 만난 작가는 1주년을 맞는 세월호 참사가 "지난해 국내에서 도시 전체를 진동시키고 도시 성격을 잘 보여주는 역사가 된 뉴스"라면서 "정보망이 집중된 도시에서 뉴스가 소통되는 방법 역시 잘 보여줬다"고 작품 소재로 삼은 이유를 설명했다.

나무를 재료로 한 목판각화로 작가로선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서울의 번화가를 그린 '역삼역 4'에선 지하철 입구를 오르며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사람의 모습에 초점을 뒀다.

작가는 "권력의 중심이 된 도시에선 모든 정보가 수집된다"며 "뉴스나 통신, 교통수단 등은 도시를 이루는 풍경"이라고 말했다.



전시작은 뉴욕의 한 지하철 플랫폼에서 서성이는 인물, 멜버른 카페 풍경, 베를린 중심가 알렉산더플라츠,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행인이 보이는 베이징 거리 모습 등을 담았다.

직접 체류한 도시 경험을 작품으로 표현했다는 작가는 "통일의 경험이 있는 베를린에서 한국 생각이 많이 났다"며 "그곳에는 녹지가 많아 도시 건축 초기부터 이러한 점을 많이 고려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론 "이민자들의 삶이 보이는 뉴욕이 흥미로웠고 베이징에선 도시의 변화상과 확대되는 자본주의의 모습 등을 볼 수 있었다"고 들려줬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도시의 삶이 주제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이 시대의 삶이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호미술관에는 인물 두상 조각 39점과 드로잉도 전시돼 작가의 다양한 작품세계를 볼 수 있다.

금호미술관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학고재 갤러리에선 작가의 회화 16점, 드로잉 2점이 전시된다.

1980년대 '소나무' 연작으로 데뷔한 작가는 계유정난(癸酉靖難·1453년), 한국전쟁 등 역사적 사건부터 마고(麻姑) 신화, 도시 풍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으로 시선을 옮겼다.

금호미술관은 이번 전시에 대해 "작가의 관심은 기본적으로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된 근대 도시에서 출발한다"며 "작품 속 장소와 인물은 대도시 공간의 긴장감에 압도당한 오늘날 우리들의 모습으로 억눌린 내면 심리와 그들이 겪은 삶의 무게를 공감케 한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5월17일까지.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