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 힐러리에 "더 선명한 진보공약 제시" 압박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4-15 14:3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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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 등에 대한 정책비전 요구하며 지지선언 늦춰


미 민주, 힐러리에 "더 선명한 진보공약 제시" 압박

양극화 등에 대한 정책비전 요구하며 지지선언 늦춰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미국 대선 도전을 선언한 직후 민주당 내 진보진영의 거센 압박에 직면했다.

힐러리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의 유력한 승자로 거론되고 있음에도 진보 성향의 주요 인사들 가운데는 지지선언을 보류하는 이도 나오고 있다.

시민운동가 출신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힐러리의 출마 선언을 앞두고 그에게 진보공약을 제시할 것을요구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NBC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힐러리의 공약에 누진세 도입, 임금 인상, 부자 증세, 교육 투자 등이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대가 큰 까닭에 힐러리가 출마 선언의 수단으로 삼은 동영상과 홈페이지 게시글은 진보진영에 실망을 주기에 충분했다.

친서민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는 데 공을 들였을 뿐 실질적인 내용이 없다는 조급한 지적이 쏟아졌다.

제파이어 티치아웃 민주당 상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신기할 정도로 내용이 없었다"며 "정치 경력과 정책 비전이 실종됐다"고 비판했다.

티치아웃은 다른 후보를 지지할 수도 있다며 힐러리가 당론에 가까운 경제규제 완화에 대한 거부 정도는 표명해야 했지 않느냐고 꼬집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이 짙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힐러리와 짐짓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1일 파나마 방문 도중에는 기자회견을 통해 힐러리를 친구로 부르며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힐러리의 출마 선언 뒤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의 친구는 여러 명이고 대통령은 경선에서 승리하는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는 원론을 강조했다.

물론 아직 경선이 시작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힐러리가 구체적 정책 비전을 미리 제시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경선에서 강력한 맞수가 없어 독주가 예고됐기 때문에 정책비전에 천천히 살을 붙여가도 늦지 않다는 관측들이다.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진보진영은 후보가 뚜렷한 비전을 갖기를 원한다"며 "경선 과정에도 같은 압박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맹이 없는 이미지 정치가 우려된다는 진보진영의 우려에 대해 힐러리 캠프는 따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15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힐러리 캠프는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기득권에 도전한다는 메시지를 나름대로 기획했다.

캠프의 한 중진 고문은 "핵심 목적은 일상을 사는 모든 미국인에게 경제적으로 나은 미래를 선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존 포데스타 선거대책본부장은 최근 소득 불평등 완화, 기후변화 대책 등을 거론하며 진보 공약을 다듬고 있음을 암시했다.

힐러리는 전날 지지자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 경기 침체로 서민이 고통받는 시절에 대기업 경영자들은 직원의 300배 연봉을 받는다며 양극화 문제를 거론했다.

진보진영에서는 힐러리가 재촉에 화답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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