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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FBI "10대 용의자 16차례 쏜 시카고 경관 조사"
시카고 시, 유가족에게 500만 달러 보상금 지급 예정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경찰이 흑인을 상대로 부당한 공권력을 남용한다는 비판이 따가운 가운데, 시카고 경찰이 흑인 10대 절도 용의자에게 무려 16차례나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사건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14일 시카고 시는 "작년 10월 도시 남서부에서 차량 절도를 시도하다 경찰 총에 맞아 사망한 라콴 맥도널드(당시 17세)의 유가족에게 500만 달러(약 55억 원) 보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라며 "현재 연방수사국(FBI)이 해당 경찰관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맥도널드는 트럭 터미널에서 칼을 소지한 채 차 안의 물건을 훔치려다가 적발되자 도망을 갔고, 추격하던 한 경관으로부터 총탄 세례를 받았다.
경찰은 "맥도널드가 칼을 쥐고 사람이 많은 거리로 나가는 것을 막으려 했으나, 명령에 따르지 않고 계속 달아났다"고 강조했다.
시카고 시 법무담당 스티븐 패튼은 "현장 출동한 3대의 순찰차 중 1대에 타고 있던 경관 2명이 총을 들고 차에서 내려 뒤를 쫓다가 그 중 1명이 맥도널드에게 16차례 총을 쐈다"고 설명했다.
검시소 측은 맥도널드가 등과 가슴, 목, 팔, 다리 등에 총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총을 쏜 경찰은 "맥도널드가 공격적인 자세를 취해 생명에 위협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 차량 내 카메라에 녹화된 동영상을 보면 총격 당시 맥도널드는 앞을 향해 계속 걷고 있었으며 주위에 다른 보행자나 지나는 차량도 없었다.
시카고 언론은 "시카고 시가 유가족이 소송을 제기하기 전 보상금 합의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했다.
FBI는 "현재 일리노이 검찰, 독립경찰감사국(IPRA) 등과 함께 맥도널드에게 총탄 세례를 가한 경관을 조사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게리 맥카티 시카고 경찰국장은 "해당 경관을 무급 휴가 조치했으며 FBI 조사가 끝날 때까지 업무에 복귀할 수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범죄 혐의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신분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최근 시카고를 비롯한 미 전역에서 소수계 용의자에 대한 경찰의 차별적 대응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시카고 연방법원에서는 지난 10일, 무고한 20대 흑인 여성 레키아 보이드(당시 22세)의 머리에 총을 쏴 숨지게 한 백인 형사 단테 서빈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또 지난 9일에는 범죄 단속을 피해 달아나다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한 히스패닉계 10대 소년 페드로 리오스(당시 14세)의 유가족이 경찰의 '과잉대응'을 문제삼아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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