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애태우는 오바마 "공개 지지 아직 일러"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도 "구체적 비전 보여야"…지지 유보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애'를 태우는 모양새다.
고심 끝에 지난 12일(현지시간)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음에도 '훌륭한 인물'이라고 칭찬만 할 뿐 공개로 지지 의사는 표명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13일 오후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의 지역 방송 WBNS-10TV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재능있고 결연한 사람"이라면서 "위대한 국무장관이었고 또 지금은 내 친구"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훌륭한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덕담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클린턴 전 장관이 어제 막 출마 선언을 했기 때문에 공개 지지를 하기에는 좀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클린턴 전 장관이 좋은 대통령 후보감은 맞지만, 민주당의 '최대 주주'인 자신이 아직 '올인' 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얘기다.
이는 조 바이든 부통령,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 등 다른 잠룡들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에서 가장 유력한 주자라는 이유만으로 미리 클린턴 전 장관을 지지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부담스럽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클린턴 전 장관이 대선 출마 첫 일성으로 '중산층 경제'를 역설하는 등 자신과 '정책 코드'를 맞추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최종 판단에 앞서 세부공약 등 향후의 후속조치와 행보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국무장관으로 재직할 때 두 사람이 친구가 됐지만, 그 외에 대선 출마를 고려하는 또 다른 대통령의 친구들도 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당내 경선에서 승리해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지명되는 사람을 지지할 것이다. 대선 후보 역시 유권자들이 결정하도록 놔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소속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도 전날 "이 나라의 많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클린턴 전 장관의 구체적인 비전을 먼저 보고 싶다"며 지지를 유보했다.
더블라지오 시장의 유보적인 입장은 '텃밭' 뉴욕에 선거캠프 본부를 차리고 대선 출정에 나선 클린턴 전 장관 처지에선 적잖은 부담이자 고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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