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 對이란 방공 미사일 금수령 해제
이란 핵협상 잠정 타결 후속 조치…중국엔 첨단 S-400 이미 수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자국 방공 미사일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동안 유엔의 대(對)이란 무기 금수 조치 이행 차원에서 보류했던 이란에 대한 방공 미사일 수출 계약을 이행할 움직임을 보이는가 하면 중국에는 이미 첨단 방공 미사일을 수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S-300 방공 미사일의 이란 수출 금지령을 해제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크렘린궁이 이날 밝혔다.
기존 대통령은 S-300 미사일의 러시아 영토를 경유한 운송과 러시아로부터의 이란으로의 운송, 러시아 밖에서의 선박이나 항공기를 이용한 전달 등을 모두 금지했었다.
이같은 대통령령은 지난 2010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대통령(현 총리)이 이란에 대한 유엔의 무기 금수 결의안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서명했다.
러시아는 이에 앞서 지난 2007년 이란과 5기의 첨단 방공 미사일 시스템 S-300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었다. 계약 규모는 8억 달러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그러나 이란이 이 미사일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막는 데 사용할 수 있다는 양국의 강력한 반발에 밀려 무기 인도를 미루다 2010년 6월 유엔이 대이란 무기 금수 결의안을 채택하자 대통령령으로 미사일 수출 금지 조치를 취했고 뒤이어 이란과의 계약도 해지했다.
이에 이란은 제네바 국제중재법원에 40억 달러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지금까지 심의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날 푸틴 대통령의 수출 금지령 해제로 소송이 아닌 타협안이 찾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푸틴 대통령의 미사일 수출 금지령 해제는 이달 초 이란과 서방이 '핵개발 프로그램 중단'과 '제재 해제'를 맞교환하는 이란 핵문제 잠정 타결안에 합의한 데 뒤이은 조치로 보인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자국 군수업체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에 대한 미사일 금수령 해제로 러시아가 이란에 미사일을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이란에 제공하려 했던 S-300 미사일은 이미 거의 해체했기 때문에 새 미사일 공급 계약을 체결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러시아 국영무기수출업체 '로스오보론엑스포르트' 사장 아나톨리 이사이킨은 타스 통신에 중국이 이미 러시아의 첨단 방공 미사일 S-400 미사일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S-300을 개량한 S-400은 적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과 크루즈 미사일, 전투기 및 폭격기 등을 공중 요격할 수 있는 효율적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사이킨 사장은 "여러 나라가 구매를 원하고 있지만 중국이 처음으로 S-400 미사일을 공급받았다"며 "이는 양국 협력의 전략적 수준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계약의 상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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