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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군 나무'로 불리는 영동의 느티나무 (영동=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독립군 나무'로 불리는 충북 영동군 학산면 박계리에 있는 느티나무. 영동군은 3·1 만세운동에 참가한 시민과 독립군들이 이 나무에 헝겊 표식을 매달아 서로 정보를 주고받았다고 13일 밝혔다. 2015.4.13 <<영동군 제공>> bgipark@yna.co.kr |
영동에 日헌병 동태 살피던 '독립군 나무' 있다
3·1 만세운동 때 헝겊 매달아 암호 표시…독립군도 이용
(영동=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영동군 학산면 박계리 마을 입구에 버티고 선 느티나무는 예로부터 '독립군 나무'로 불린다.
3·1 만세운동에 참가한 시민과 독립군들이 이 나무에 헝겊 표식을 매달아 서로 정보를 주고받았다는 데서 유래됐다.
수령 350여년으로 추정되는 이 나무(높이 15m, 둘레 10m)는 1982년 영동군에서 보호수로 지정해 특별관리하고 있다.
노거수인데다, 항일운동과 관련된 역사적 의미를 간직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나무는 주변이 한눈에 들어올 만큼 높으면서도 밑동 부분서 양쪽으로 갈라진 몸통이 비스듬하게 누워 있는 특이한 모양새다.
하늘을 향해 곧게 자란 나무에 비해 그만큼 사람이 오르내리기 쉽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3.1만세운동 당시 시민들은 이 나무 위에 올라가 일본 헌병의 동태를 살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일본 헌병이 출현할 때는 나뭇가지에 흰 헝겊을 은밀하게 매달았고, 멀리서 이를 본 전령이 전국으로 상황을 전파했다는 얘기다.
그 뒤 독립군도 같은 방식으로 암호를 주고받으면서 안전한 이동경로를 찾거나 몸을 피하는 데 이 나무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동은 서울과 영호남을 잇는 길목에 자리잡고 있다.
이 때문에 이 나무가 서울과 지방의 독립운동을 연결하는 중요한 가교역할을 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마을 노인회장인 권중호(80)씨는 "오래전부터 동네 어르신들이 '독립군 나무'라고 부르면서 귀하게 여겼다"며 "예전에는 나무 주변에 금줄을 두르고 제를 올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주민 김근배(70)씨도 "독립군들이 암호를 주고받은 역사성을 간직한 나무인데도, 이를 기념하는 조치는 아무 것도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영동군은 이 나무 옆에 유래와 독립운동에 활용된 내용을 담은 안내판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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