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 대타협 '일반해고·취업규칙'에 발목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4-08 18:3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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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해고 가능케 할 독소조항" vs "노동계의 오해 불과"
△ 노사정대화 결렬 선언하는 김동만 위원장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한국노총 김동만 위원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중앙집행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한국노총은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 협상의 결렬을 선언했다.

노사정 대타협 '일반해고·취업규칙'에 발목

"쉬운 해고 가능케 할 독소조항" vs "노동계의 오해 불과"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한국노총이 8일 노사정 대화 결렬을 선언한 직접적인 배경이 된 것은 '일반해고 가이드라인'과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을 둘러싼 노동계와 정부, 재계의 극한 갈등이었다.

일반해고 가이드라인은 사용자가 근로자를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한 근로기준법 23조를 둘러싼 논쟁이라고 할 수 있다.

근로기준법 23조에서 근로자의 해고를 엄격하게 제한하다 보니 사측에서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는 방법은 '징계해고'와 '정리해고' 두 가지로 제한됐다.

징계해고는 근로자가 횡령 등 개인적인 비리나 심각한 법규 위반을 저질렀을 경우 해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리해고는 기업의 경영사정이 극도로 악화됐을 때 근로자의 대규모 해고를 가능케 한다.

일반해고는 이와 달리 미국이나 유럽처럼 저성과자나 근무태도가 불량한 직원을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인력이 갈수록 고령화하고 인건비 부담이 심해지면서 이를 요구하는 재계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희망퇴직이나 권고사직 등 우회적인 방법으로 근로자를 퇴출시키거나 억지로 근로자의 약점을 잡아 해고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만큼 일반해고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본다.

합리적 기준과 명확한 절차를 갖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노사 갈등의 여지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노총은 이와 정반대의 시각을 갖고 있다.

일반해고 가이드라인은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통해 '쉬운 해고'를 가능케 하는 만큼 근로자를 대표하는 노동단체로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총 관계자는 "일반해고 가이드라인을 노총이 수용하는 순간 노총에서 탈퇴하는 단위 노조가 속출하고 지도부는 총사퇴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대한 양측의 시각 차이도 확연하다.

취업규칙은 채용, 인사, 해고 등과 관련된 사규를 말한다.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은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간주되는 취업규칙 변경은 노조나 근로자 과반수 대표의 동의를 받도록 한 것을 말한다.

취업규칙 불이익 요건에 대해 노총은 "이를 완화할 경우 임금피크제 등 사측이 원하는 취업규칙을 마음대로 도입할 수 있다"며 강력하게 반대한다.

반면, 정부 측은 임금피크제 도입 등 합리적인 노사관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취업규칙 불이익 요건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두 사안을 제외한 나머지 사안은 노총과 정부 측 입장 차이가 극한 갈등을 부를 정도로 크지는 않다.

고용보험·산재보험 확대 등 사회안전망 확충, 장년층과 청년층 간 고통 분담을 통한 신규채용 확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 해소 등에 대해서는 원칙적인 합의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임금피크제,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 휴일근로의 연장근로 포함, 탄력적 근로시간제 등은 점진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하거나 개별 사업장 노조의 자율 결정에 맡기는 쪽으로 의견 절충을 꾀하는 분위기였다.

노동계 관계자는 "결국 일반해고 가이드라인과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두 핵심 사안이 노총의 노사정 대화 결렬 선언으로 이어진 직접적인 원인으로 볼 수 있다"며 "정부가 이를 포기하지 않는 한 노총의 대화 복귀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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