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굶지 않아요"…전주·완주, 학생과 노인에 무료급식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4-08 11:3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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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 도시락에 남긴 감사 편지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엄마가 새벽 일찍 일을 나가는 바람에 제대로 아침밥을 챙겨 먹지 못한 승준(13·가명)이는 27일 전북 전주시가 제공하는 도시락을 먹고 나서 짤막한 감사의 글을 남겼다. 2014.10.27 <<지방기사 참조>>. DB. ichong@yna.co.kr

"밥 굶지 않아요"…전주·완주, 학생과 노인에 무료급식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우리 동네엔 밥 굶는 사람이 없습니다."

전북 전주시와 완주군이 가정에서 밥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는 학생과 노인들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전주시가 지난해 학생들을 위해 도시락인 '엄마의 밥상'을 집으로 무료 배달해주자 완주군도 올해 초부터 노인들을 위해 식사 배달과 함께 경로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엄마의 밥상'은 아침밥을 거르는 아이들이 없게 하고 희망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전주시가 지난해 10월부터 추진한 사업이다.

18세 이하 청소년과 어린이 180여명이 반찬 3종류와 국, 밥을 담은 도시락과 요구르트·샐러드 등 간식이 갖춰진 이 도시락을 매일 아침 7시30분에 받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아버지와 살거나 부모 없이 할머니와 생활하거나 장애인 부모와 지내는 아이들이어서 아침 밥을 제대로 챙겨 먹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전주시의 '엄마의 밥상' 예산이 1인당 4천원에 불과하고 치솟는 음식 재료 값과 180여개밖에 되지 않는 도시락을 시내 곳곳에 배달하기에는 업체의 타산이 맞지 않아 곤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밥 굶는 어린이들을 지자체가 지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국에서 십시일반 정성이 보태져 1억원 넘는 후원금이 쌓이기도 했다.

완주군은 한발짝 더 나아갔다.

결식 우려가 있는 280명의 어르신에게 올해 2월부터 경로식당 운영과 배달을 통해 점심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무료 경로식당은 완주장애인복지관, 구이노인복지센터, 소양교회, 화산교회에 위탁해 형편이 어렵거나 부득이한 사정으로 끼니를 거를 우려가 있는 150명의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매주 2회 운영된다.

갑작스럽게 경로식당을 이용할 수 없는 대상자가 발생하면 도시락을 제공하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장애 등으로 거동이 불편해 경로식당을 이용하지 못하는 130명의 노인에게는 완주군에서 직접 생산한 농산물로 밑반찬을 만들어 도시락으로 배달하고 있다.

특히 음식 솜씨가 좋은 자원봉사자들의 재능기부가 더해져 식사의 격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로식당과 식사 배달을 통해 필요한 필수영양분 섭취를 돕고 정기적으로 노인들의 안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어르신들의 경제적 부담까지 덜어줘 1석 3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군은 설명했다. 그러나 예산이 넉넉치 않은 만큼 일단 올해 12월까지만 시행한 뒤 연장은 추후에 검토하기로 했다.

완주의 경로식당을 이용하는 김정희(71) 할머니는 "따뜻한 한끼를 항상 진수성찬으로 대접받아 감사하고 든든하다"고 말했으며, 이길수(14) 군은 "엄마가 새벽 일찍 일을 나가는 바람에 제대로 아침밥을 챙겨 먹지 못했는데 새벽에 배달된 도시락을 먹고 학교에 간다"며 고마움이 담긴 편지를 전주시에 보내기도 했다.

전주시와 완주군은 매일 동네를 드나드는 우체부, 요구르트 배달원 등 이른바 '마당발'인 '좋은 이웃들'을 활용해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가정을 추가로 발굴해 지원할 계획이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처음에는 '설마 요즘 같은 세상에 아직도 밥 굶는 아이들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삶의 현장을 둘러보면서 실제로 밥 굶는 아이들을 여러명 만났다"며 "밥 굶는 아이가 없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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