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모랄레스 파워'에 상처…지방정부 장악 실패
주지사 선거 4곳 승리, 2곳 패배…3곳은 결선투표 시행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이끄는 좌파 집권당 사회주의운동(MAS)이 지방정부를 장악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볼리비아에서는 지난달 29일 주지사 9명과 시장 339명, 시의원 4천975명을 선출하는 지방선거가 시행됐다.
7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선거법원의 개표 집계 결과 MAS는 판도, 코차밤바, 오루로, 포토시 등 4개 주에서 당선자를 냈다.
야권은 수도를 낀 라파스 주와 경제중심지 산타크루스 주에서 승리했다. 나머지 3개 주는 다음 달 3일 결선투표에서 당선자를 가리게 됐다.
결선투표가 치러지는 3개 주 가운데 추키사카 주는 MAS, 타리하 주와 베니 주는 야권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9개 주 정부는 MAS 5곳, 야권 4곳으로 나뉠 가능성이 크다. 시장과 시의원도 비슷한 분포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정치·경제적 비중이 큰 라파스 주와 산타크루스 주에서 야권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이번 지방선거는 사실상 MAS의 패배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방선거 부진 이유를 부패·비리에서 찾았다.
모랄레스 대통령이 직접 라파스 주지사 후보로 내세운 안데스 지역 원주민 여성 지도자 펠리파 우안카는 공금유용 혐의로 구설에 오르면서 지지율이 추락하면서 패배를 자초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60% 넘는 득표율로 압승을 거두며 3선에 성공했다. 대선과 함께 치러진 의회선거에서는 MAS가 상·하원 모두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차지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대선과 의회선거에 이어 지방선거에서도 압승을 기대했으나, 예상 밖의 부진으로 국정 주도권에 적지 않은 상처를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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