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누비는 英 자전거족…관련 시장·산업도 '쑥쑥'
FT "대규모 대회 자주 열려 주민들 항의 시위까지"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골프와 같아요. 매력에 푹 빠지면 많은 돈도 얼마든지 쓰려고 합니다."
도로에서 자전거를 즐기는 영국인들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덩달아 이들이 타는 자전거도 값이 치솟고 있고 관련 부품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영국 시장조사단체인 민텔과 영국사이클링협회(British Cycling·이하 협회)는 자전거 동호인들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행사 수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이 3일 보도했다.
지난해 협회에 신고된 행사 수는 380개로 참가자는 10만명 이상이다. 이는 5년 전보다 240% 증가한 수치다.
올해 참가자는 이미 7만6천500명가량인 만큼 올해 새 기록을 세울 것이 분명하다.
협회 가입자도 2012년 초 4만3천500명 수준이었지만 지난 1월 말에는 10만명을 넘었다.
도로 경주나 산악자전거 대회, 묘기 자전거(BMX) 대회 등도 속속 생겨났고 그 수는 2008년에 비해 50%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뉴 포리스트나 서리 같은 곳에서는 행사가 너무 자주, 대규모로 열린다는 이유로 지역 주민들이 시위까지 벌이는 실정이다.
최근 자전거 시장 보고서를 낸 민텔은 도로 자전거 시장이 팽창하면서 고가 완제품이나 디스크 브레이크와 전자 기어 같은 비싼 부품이 속속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도로 자전거의 판매 대수 자체는 지난해 영국 전체 자전거 시장의 10%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고가인 만큼 매출 면에서는 25%가량을 차지한다.
협회 임원인 조니 클레이는 자전거에 대한 관심 증가는 2012년 런던올림픽 같은 큰 대회들이 잇따라 열리고 영국 대표인 브래들리 위긴스 등이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스타들이 탄생한 점이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여기에 다른 교통수단의 이용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른 것뿐만 아니라 자전거를 쉽게 탈 수 있도록 투자가 이뤄져 여건이 개선된 면도 작용했다고 민텔은 전했다.
투자금융회사 쥬피터의 에드워드 본햄 카터는 FT에 30년 이상 자전거로 통근하고 있다며 현재 "더 안전해지고 훨씬 더 편안해 졌다"고 말했다.
도로에 자전거를 끌고 나오는 사람들이 많아진 만큼 사고도 늘어 자전거 이용자 거의 10명 중 1명꼴로 다른 차량이 갑자기 문을 여는 등의 이유로 크고 작은 사고에 노출됐던 것으로 민텔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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