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협상 타결로 사우디-이란 중동 패권경쟁 가속 전망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4-03 23:3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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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니파-시아파 경쟁에 사우디 핵개발 추진 가능성도

핵협상 타결로 사우디-이란 중동 패권경쟁 가속 전망

수니파-시아파 경쟁에 사우디 핵개발 추진 가능성도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이란과 미국 등 주요 6개국의 핵 협상 타결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중동 패권 경쟁이 더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는 4년 넘게 지속한 시리아 내전과 이라크 분쟁, 예멘 사태 등으로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의 적대적 감정이 갈수록 깊어진 상황.

이런 분위기에서 이란이 2일 주요 강대국과 핵협상 타결로 국제적 입지를 강화할 기회를 잡게 되면서 사우디로서는 이란을 더욱 견제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중동 내 사우디와 이란을 중심으로 한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이 더 증폭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도 이런 연유에서다.

사우디는 최근 예멘 사태를 계기로 아랍에미리트(UAE)와 쿠웨이트, 이집트 등 수니파 국가들과 연대를 강화했다. 이란은 시아파 정권인 시리아와 이라크 등을 지원하며 사우디와 경쟁 관계를 유지해 왔다.

오랜 숙적인 두 국가는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중동 역학 관계에 큰 변화가 불자 중동 패권을 놓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써 왔다.

특히 사우디는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해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핵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고 의심한다.

이번 협상 타결로 이란에 가해진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까지 해제되면 중동에서 군사력에 더해 경제적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사우디는 걱정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우디는 최근 들어 수니파 국가들과 연대해 이란 견제에 본격적으로 나선 모양새다.

지난달부터 수니파 걸프국과 함께 예멘에서 후티 시아파 반군을 상대로 한 군사작전을 전격 개시했다. 후티 반군이 이란의 군사적 지원을 받는 것으로 사우디는 확신하고 있다.

또 미국 정부에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 과정에서 이란이 지원하는 민병대가 이라크 내에 너무 많은 영역을 장악하도록 두지 말라고 경고했다.

사우디는 이와 함께 수니파 대국인 이집트를 앞세워 이란의 영향력 확장을 저지하기 위한 아랍연합군 창설을 지지해 왔다.

사우디는 표면적으로 이번 협상 합의에 말을 아끼면서도 최종 핵협상에서 반전을 기대하는 눈치다.

살만 사우디 국왕은 3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통화에서 주요 국가와 이란의 최종 핵협상이 중동과 세계의 안보를 강화하는 데 이바지하길 바란다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사실 사우디는 내심 이번 타결을 우려해 왔다.

사우디의 전 정보기관 수장인 투르키 알파이살은 지난달 "협상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우리는 그와 똑같은 수준을 원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는 이란과 대등한 수준의 우라늄 농축 능력을 보유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사우디 주재 한 외교관도 "사우디는 이번 협상 결과가 이란에 유리하다고 해석하면 (이란과) 균형을 맞추려는 방법을 반드시 찾을 것"이라고 AFP 통신에 말했다.

그는 이어 사우디가 처음엔 미국과 강대국에 "안보에 대한 보증"을 요구한 뒤 이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핵무기 보유국인 파키스탄과 함께 핵개발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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