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가볼 만한 곳: '꽃비'(花雨) 비장한 아름다움을…>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4-03 11: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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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란한 벚꽃이 비에 스러지는 모습 속으로 들어가 보자. 하동 십리벚꽃길에 벚꽃이 떨어진 벚꽃잎이 묘한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주말에 가볼 만한 곳: '꽃비'(花雨) 비장한 아름다움을…>



(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벚꽃의 아름다움은 피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한순간에 지는 데 있다."

활짝 핀 미백의 벚꽃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러나 그 활짝 핀 벚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비나 바람에 날리며 한순간에 져 버릴 때다.

인생은 유한하고 아름다움도 유한할뿐이다. 힘겹게 피었던 벚꽃이 한순간에 지며 날리는 그 모습에는 비장한 아름다움이 있다.

인생이나 아름다움도 한때이기 때문이다.

찬란한 벚꽃이 비에 스러지는 모습 속으로 들어가 보자. 흩날리는 벚꽃잎 사이에 몸을 맡기고 내 인생의 봄날을 잡아보자.

이번 주말은 '꽃비가 내리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올 봄은 유난히 따스한 기온 덕분에 전국적으로 봄꽃들이 평년보다 이르게 일제히 개화를 시작했다.

때마침 봄비가 촉촉이 내릴 예정이어서 여느 때보다 '더 감성적으로 촉촉한' 벚꽃 여행이 기대된다.

이번 주 꽃놀이를 놓치지 말아야 할 이유다.

◇ 비오는 꽃길 '무엇이 좋을까'

여행 초심자들은 '비오는 데 무슨 꽃구경이냐' 할 수도 있지만 어쩌면 제대로 된 벚꽃 구경은 바로 비가 내릴 때란 것을 아는 사람은 안다.

일단 인파로 붐비지 않아서 좋다. 그리고 촉촉한 비 내음에 실려오는 꽃향기를 맡으면 또 다른 감성이 살아난다. 다음으로는 무엇보다 사진이 잘 나온다.

의외로 비가 내리는 날은 햇볕이 강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구름에 강한 햇볕이 산란되기 때문에 빛이 부드럽다.

아름다운 벚꽃 아래서 사진을 찍었는데 강한 광선 때문에 만족스럽지 못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비가 오는 벚꽃 아래서 사진을 찍어보면 촉촉한 감성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장면 연출이 가능하다.

이때 새빨간 색깔의 우산 하나를 마련해 벚꽃길을 거닐어 본다면 모델 뺨도 칠 수 있다.

◇ 꽃길 '어디를 거닐까'

가장 대표적인 곳이 군항제가 열리는 진해다. 기차가 들어오는 경화역 주위와여좌천, 제황산 공원, 해군진해기지사령부, 해군사관학교 등에는 벚꽃이 만발했다.

그러나 인파로 붐비는 곳이 싫다면 조금은 더 조용한 곳을 찾아보자.

경남 하동 쌍계사 십리 벚꽃길은 '여행 중수' 이상에게 권하고 싶은 곳이다. 특히 이곳은 비가 오면 남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여행지다.

특히 쌍계사길 곳곳에는 새파란 싹을 틔운 녹차밭 위로 비에 떨어지는 벚꽃이 묘한 감성을 자극한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오른 십리 벚꽃길은 사랑하는 청춘남녀가 두 손을 잡고 함께 걸으면 백년해로한다고 해서 '혼례길'로도 불린다.

전남 순천의 송광사 벚꽃길은 여행 중수 이상이면 거의 아는 곳이다. 벚꽃 길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떠들썩한 축제 같은 게 없는 조그마한 시골길에 들어서면 "오메∼ 벚꽃에 물들겠네" 소리가 절로 나온다.

어느 곳보다 더 풍성한 벚꽃나무들이 양쪽으로 즐비해 있어 이곳을 거닐면 촉촉한 감성이 되살아난다.

기왕 간 김에 송광사도 한번 들러보길 권하고 싶다.

불교에는 불보(佛寶), 법보(法寶), 승보(僧寶)를 세가지 보물로 여기는데 송광사는 승보사찰이다.

순천시 조계산 동쪽의 절 선암사는 매년 봄 유명한 매화와 벚꽃이 언제 피는 지가 큰 흥미의 대상이 되곤 한다.

왜냐하면 이곳의 매화는 620년 묵은 늙은 매화이기 때문이다.

원통전 담 뒤편 백매화와 각황전 담길의 홍매화가 애틋한 꽃을 활짝 피웠다.

비바람에 흩어지는 벚꽃이 선암사 매화의 나이를 알고 깜짝 놀라기라도 한다면 그 늙은 매화는 이렇게 말할 지도 모른다.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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