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러대사 "내달 승전 행사에 朴대통령 참석 기대"
연합뉴스와 단독인터뷰…"양국 관계의 높은 수준 고려해야"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김효정 기자 =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는 내달 러시아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 박근혜 대통령의 참석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티모닌 대사는 지난 1일 서울 주한 러시아대사관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 단독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의 행사 참석 문제에 대해 "이른 시일 내에 우리에게 최종적 결정을 알려주길 기대한다"면서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는 양국 관계의 높은 수준과 우호 선린 협력"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티모닌 대사와의 일문일답.
-- 러시아가 그동안 밝힌 것대로 다음 달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 북한 김정은이 참석할 것으로 보나.
▲ 내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우리는 북한 측으로부터 긍정적 답변을 받았다는 것이다. 북한 지도자가 모스크바를 방문할 것이고 이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다. 만남의 형식이 회담일지, 면담일지는 지금 알 수 없다.
-- 북한 김정은이 첫 외국 방문지로 중국이 아닌 러시아를 택한다면 그 의미는.
▲ 북한 지도부가 러시아와의 협력 및 교류발전에 대해 중요시함을 보여준다.
-- 박근혜 대통령은 아직 5월 승전 행사에 참석할지 정해지지 않았는데.
▲ 박 대통령이 이른 시일 내에 우리에게 최종적 결정을 알려주길 기대한다. 우리는 이 결정이 긍정적일 것을 기대한다. 긍정적이라는 것은 이 결정과 관련된 모든 요소·요인을 고려하는 것으로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는 양국 관계의 높은 수준과 우호 선린 협력이다.
-- 5월 승전 행사는 대(對)독일 전쟁 승리를 기념한 것인데 남북한 정상과 어떤 연관성이 있나.
▲ 제2차 세계대전의 마지막 전투는 한반도에서 이뤄졌는데 소련군은 1945년 8월에 일본의 관동군을 격파했다. 한국을 일본의 식민 상태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러시아 군인이 피를 흘렸다. 따라서 한반도 두 국가의 정상이 이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박 대통령과 김정은이 5월 승전 행사에 같이 참여하면 남북간 정상회담을 주선할 생각이 있나.
▲ 남북 정상간 면담은 한반도 정세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으며 환영한다. 우리는 이런 대화를 위한 호의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최종 결정은 한반도 두 나라의 지도부에 달렸다.
-- 러시아가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에 반대하고 있지만 사드가 러시아에는 별 영향이 없다는 지적이 많은데.
▲ 우리 국경에서 멀지 않은 지역에 배치하는 것이 위험하다. (이상 한국어로) 우리는 이 미사일방어체제의 한국 배치 자체가 지역 내 안정에 대한 위협으로 본다. 중요한 것은 기술적인 면이나 레이더 능력뿐 아니라 접경지대에 세계적 미사일 방어체제의 (일)부분이 배치되는 것이다. 안보 분야가 복잡한 동북아 지역에서 새 자극요소가 생길 수 있으며 군비경쟁을 자극할 수 있고 한반도 핵문제 해결 과정을 더 복잡하게 할 수도 있다. 한국이 장점보다 혹시 단점이 더 많지 않으냐를 깊이 고려하기를 희망한다.
-- 북한이 중국에서 멀어지고 러시아와 가깝게 지내고 있는데.
▲ 러시아가 북한과의 정치, 문화, 인도, 경제적 관계가 활성화되고 있는데 일부 사람들은 북한이 중국과 멀어진다는 의견을 갖게 됐다. 이것은 옳지 않은 평가다. 중국과 북한 두 나라의 관계는 정치, 경제통상 등 분야에서 이뤄지는 협력 측면에서 높은 수준에 있다.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활성화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이 과정은 북한 지도부가 이웃나라인 러시아와의 협력확대 강화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북러간 군사협력 강화 움직임이 있는데. 합동 훈련 계획은.
▲ 러시아와 북한간 군사적인 협력이 없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우리는 합동군사훈련도 하지 않았다.
-- 북한이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북한 비핵화 협상이 정체돼 있는데.
▲ 북한에서 대사로 근무하면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북한이) 대화를 하고자 하는 의지도 있고 준비도 돼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평양 지도부는 상호 존중과 평등 원칙에 기초해 북한의 이해관계가 고려돼야 이런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아무 전제 조건을 내세우면 안 된다고 평양에서는 본다.
--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은.
▲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전제조건을 달면 안 되고 모든 조건은 대화 과정을 통해서 논의돼야 한다.
-- 나진하산 프로젝트 두 번째 시범 운송과 본계약은 언제하나.
▲ 구체적 시기는 바로 한국 기업들의 결정에 달렸다.
-- 올해가 한러 수교 25주년인데.
▲ 25년 동안 양국 국민이 두 나라 관계를 발전하기 위해서 한 노력이 아주 많고 성과도 많다. 우리가 벌써 달성한 결과를 유지하고 잠재력을 더 발전시키는 것이 과제다.
-- 한국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공식 인정치 않고 있는데.
▲ 크림반도 96% 이상의 인구가 러시아 연방에 되돌아오는 결정을 했다. 러시아 영토인 부분에 대해 제3국이 인정할 필요는 없다.
-- 우크라이나 사태 조기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갈등을 해결하는 국제 중재국 중의 하나로 참여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참전한 적이 없고 군대도 파견한 적이 없다. (우크라이나의) 루간스크와 도네츠크 주 일반시민은 키에프 정권에 반대해 전쟁하고 있다. 이 지역의 운명은 이 지역 시민이 결정해야 한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