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법 증여' 의심받은 70대 분신소동 벌이다 입건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아들에게 주택과 빚을 함께 물려준 70대가 자신의 예상과 다르게 증여세를 낼 처지에 빠지자 격분, 분신 소동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자신의 몸에 인화물질을 끼얹고 불을 붙이려 한 혐의(현주건조물방화미수·공무집행방해)로 A(7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A씨가 아들에게 최근 각각 1억원에 달하는 주택과 빚을 물려주면서 시작됐다.
물려주는 자산 합계가 5천만원 이하일 경우 증여세가 면제되는 터라, A씨는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줄 알았다.
문제는 A씨가 아들에게 넘긴 빚의 이자가 A씨 명의의 통장에서 빠져나가면서 불거졌다.
통장 거래 내역 상 이자를 아들이 아닌 A씨가 내는 것으로 본 세무서 측은 1억원 짜리 주택만 증여한 것으로 판단, 증여세를 부과하겠다고 한 것.
이 소식을 전해듣고 격분한 A씨는 이날 오후 1시 30분께 도봉구 창동 노원세무서로 찾아가 직접 따졌지만 "편법 증여가 아니냐"는 세무서 직원의 답변만 들었다.
이에 격분한 A씨는 인화물질을 자신의 몸과 바닥에 뿌리고 "내가 불을 붙이면 여기 있는 사람 모두 끝이다"라고 소리쳤다.
마침 인근을 순찰하던 창동지구대 소속 경찰관은 신고를 받고 즉시 현장에 출동, 직원과 민원인을 내보내고 A씨를 제압했다.
당시 세무서 안에는 직원과 민원인 7∼8명이 있던 상황이라 불을 붙였더라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한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고령이고 지병을 앓고 있어 구속영장을 신청하지는 않을 방침"이라면서 "A씨가 세무서 측과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미리 인화물질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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