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의 시선이 보여주는 '근대적 대중'의 모든 것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3-31 08: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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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 인문학연구소 연구서 '대중들' 번역 출간

16개의 시선이 보여주는 '근대적 대중'의 모든 것

스탠퍼드 인문학연구소 연구서 '대중들' 번역 출간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대중'은 근대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근대의 대중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발전 과정에서 노동력과 소비자이자 '인민 주권'에 바탕을 둔 정치 이념의 핵심이었으며, 높은 존재에게 무작정 복종하는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 새로운 체제를 만들 힘을 지닌 권력이기도 했다.

전근대와 확연히 다른 특성을 보인 근대적 대중은 문학, 미술, 영화 등 예술부터 인문·사회과학과 정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탐구 대상이었다. 스탠퍼드 인문학 연구소(SHL)의 연구서 '대중들'은 이같은 개별 분야를 뛰어넘어 근대적 대중 현상의 사회적·역사적 맥락을 한 권에 담으려 한 포괄적 기획의 결과물이다.

연구는 2000년부터 진행됐다. 사회학, 심리학, 인류학 등 여러 분야 연구자 16명이 참여해 근대부터 현재까지 대중의 주요 역할을 다층적으로 분석했다. 연구 속에서 대중은 계급, 연령, 성별, 인종, 국적 등이 혼합된 집합체로 등장하며 근대 예술, 시장, 스포츠, 대중매체 등에서도 중요한 존재로 부상한다.

책에 수록된 16편의 글은 각 주제와 관련된 대중 이론을 토대로 쓰였다. 멀게는 고대 로마의 사상가 세네카부터 르네상스기 프랑스 철학자 몽테뉴의 대중 인식, '군중심리학'을 개척한 귀스타브 르 봉, 정치와 대중의 본질을 파고든 한나 아렌트까지 다채로운 대중 이론의 '계보학'이 잘 정리돼 있다.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참여한 만큼 대중을 조명하는 개개의 방식과 시각도 흥미롭다. 빅토르 위고의 문학작품, '벤허' '메트로폴리스' 등의 영화, 폭도로 돌변할 우려를 낳았던 19세기 이후의 극장 청중, 스포츠 경기의 훌리건처럼 '심리적 동일시'를 통해 창조된 집단 등이 대중의 여러 면모를 드러내는 매개로 활용된다.

2006년 출간된 책으로, 국내에는 그린비출판사의 프리즘 총서 18권으로 번역 소개됐다.

양진비 옮김. 928쪽. 4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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