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참여로 중국의 AIIB 설립 탄력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3-26 23: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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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연말 공식 출범, 미국 주도 국제 금융질서 견제 의미

한국 참여로 중국의 AIIB 설립 탄력

이르면 연말 공식 출범, 미국 주도 국제 금융질서 견제 의미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은 한국 정부의 전격적인 참여로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한국 정부는 고심 끝에 창립회원국 참여 시한을 며칠 앞둔 26일 AIIB 참여를 공식으로 발표했다.

이달 들어 영국을 비롯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의 참여 결정에 이어 한국도 '같은 배'를 타기로 결정한 것은 중국에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은 한국 측의 참여 결정을 반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유보적'인 상황에서 아시아의 주요국인 한국의 가입은 아시아 인프라 투자를 주목적으로 설립되는 AIIB의 주목적에도 부합한다.

특히 중국이 아시아의 운명공동체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직접 제안한 AIIB에 아시아의 주요국인 한국이 참여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한국이 미국의 반대에도, 고심 끝에 중국의 손을 잡았다는 정치·외교적 함의도 상당하다.

중국은 지난해 7월 방한한 시 주석이 직접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국의 가입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피력했을 정도로 한국 측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미국의 반대 속에 AIIB의 지배구조 문제와 세이프가드 등의 조건을 놓고 중국과 의견차를 보여 지난해 10월 MOU 체결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AIIB는 시 주석이 2013년 10월 인도네시아에서 아시아의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구축을 목적으로 처음 제안했다.

여기에는 자국의 안방인 아시아는 물론 국제사회에서 미국 주도의 국제 금융질서를 견제하고 자국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목적도 깔려 있었다.

중국은 시 주석의 제안 이후 착실히 설립 절차를 진행해 왔다.

중국 정부는 약 1년간 준비 끝에 지난해 10월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AIIB 설립 양해각서(MOU) 체결식을 열어 자본금 500억 달러(약 56조 원) 규모의 AIIB 설립을 공식으로 선언했다.

체결식에 참가한 창립 회원국은 당시만 해도 중국을 비롯해 인도, 파키스탄, 몽골, 스리랑카,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네팔, 방글라데시, 오만, 쿠웨이트, 카타르 및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9개국 등 총 21개국이었다.

그러나 약 5개월 만에 참가 의사를 밝힌 창립 회원국은 30개국 이상으로 늘어났고 이달 말 마감 시한이 되면 참여국은 35개국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역시 초창기에는 주요 동맹국과 우방이 가입하지 못하게 하는 데 주력했으나, 지금은 주요국들의 가입 쪽으로 대세가 기운 상황을 감안해, 세계은행(WB) 등 자국이 주도하는 국제금융기구와 AIIB의 협력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일단 중국 정부는 희망 국가의 신청을 받은 뒤에 설립 절차를 가속화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AIIB는 중국이 대부분을 부담한 초기 자본금 500억 달러로 출발해 향후 각국의 투자를 받아 자본금 규모를 1천억 달러로 늘릴 예정이다.

AIIB는 베이징에 본부를 두고 이사회, 집행이사회, 사무처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설립절차가 순조롭게 마무리된다면 AIIB는 이르면 올해 말 이전에 공식 운영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리이핑(李義平) 런민(人民)대학 경제학원 교수는 "AIIB가 올해 연말 이전에 운영에 들어갈 것"이라며 "기존의 개발금융기구와 달리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와 관련한 국가들의 기반시설 건설에 자금을 지원하는데 치중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AIIB의 출범은 중국으로서는 경제적인 이득뿐만 아니라 미국 주도의 국제 금융질서를 견제하는 상당한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지난해 시 주석의 라틴아메리카 방문을 계기로 브릭스(BRICS) 회원국들과 함께 자체 개발은행 설립을 주도하는 등 미국 주도의 금융질서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민 바 있다.

AIIB의 출범은 시 주석의 신경제 구상인 '일대일로' 추진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와 맞물려 중국의 아시아에서의 영향력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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