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먼美차관, 과거사발언 논란때 전화걸어와 직접해명
"진정성 알아달라고 얘기"…美, 한국외 다른곳도 사드 부지조사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이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일본을 두둔하는 듯한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우리 측에 전화를 걸어와 해명하며 자신의 진정성을 알아달라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2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달 있었던 셔먼 차관의 발언 논란과 관련, "셔먼 차관이 (문제가 된) 연설 후 제네바에 갔다가 7∼8일 후 워싱턴에 돌아오자마자 안호영 주미대사에게 전화했다"면서 "(발언이 논란이 된데 대해) 자기의 놀라움을 표시하고 자기의 진정성을 알아달라고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본인이 의도했던 것과 나름대로 자기가 한 말에 대한 본인의 기대가 있었는데 우리 언론의 보도 방향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고 전했다.
셔먼 차관은 지난 2월 말 한 세미나에서 "(동북아 역내에서) 민족감정이 여전히 이용되고 있으며, 정치지도자가 과거의 적을 비난함으로써 값싼 박수를 얻는 것은 어렵지 않다"면서 "그러나 이 같은 도발은 진전이 아니라 마비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일본의 역사 왜곡 움직임에 비판적 태도를 취하는 한국과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논란이 됐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발언 전문을 보면 큰 흐름은 '미국에 한국도 중요하고 일본도 중요한데 한일이 역사 갈등이 있어 곤혹스럽다. 두 나라가 잘 지냈으면 한다'는 것으로 그런 진정성을 인정해주면서 셔먼 차관 발언을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워싱턴에서 우리 외교가 일본에 밀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무엇을 근거로 지고 있다고 하는지 근거를 대달라. 아직은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미국 행정부 인사들도 '역사문제는 일본이 결자해지해야 한다. 일본이 결자해지하면 한국이 호응해주면 좋지 않겠느냐'고 하지 '한국도 마찬가지로 문제다'라고 하는 당국자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 문제와 관련, "합동연설 결정은 미국 하원의장이 의회 내 기류를 보면서 할 텐데 아직 강한 반발 세력은 없지 않나 하고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아베 총리의 연설이 '미국 의회가 일본쪽으로 많이 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미국 의회조사국 보고서나 의회 결의안 등을 보고 판단할 때 (미국 의회는) 역사 문제에 대해서는 어디가 문제인지 분명한 인식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이밖에 그는 미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문제와 관련해 한국에서 부지조사를 했음에도 우리와 협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 "(미국이) 3∼4개의 추가 사드 포대를 어디에 배치할지 부지조사는 한국만 한 것은 아니며 여러 군데 사전조사를 한다"면서 "그것은 미국 자체의 조사이고 실제로 배치를 심각히 고려하면서 협의를 시작한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또 한국의 중국 경도론에 대한 워싱턴의 평가를 묻는 질문에 "책임 있는 당국자들은 한중관계의 발전이 미국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하며 한중 관계의 발전이 우려스럽다고 말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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