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에 펜이 꺾이는' 멕시코…언론인 공격 급증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 멕시코에서 최근 언론인들을 납치해 살해하거나 위협하는 등 공격 행위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 정부가 들어선 지난 2년여간 매 26.7시간 언론인들에 대한 공격이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영국 런던의 언론감시단체인 '아티클19'의 보고서를 인용해 현지 언론들과 AFP통신 등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이는 '마약범죄와의 전쟁'을 벌이면서 2006∼2012년까지 집권했던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 정부 때 매 48.1시간 공격이 있었던 것에 비하면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페냐 니에토 정부가 집권한 2012년 12월 이후 멕시코에서 10명의 언론인이 피살됐다.
이들은 대부분 갱단의 마약밀매와 지역민 갈취 등의 실상을 고발하거나 마약조직과 관리들이 결탁한 부정부패의 실상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 기간 4명의 언론인이 실종됐으나 행방이 전혀 밝혀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수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마약조직 간 경쟁이 치열한 동부 멕시코만의 베라크루스 주에서 언론인들에 대한 공격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
지난 1월 초에는 베라크루스 메데인 데 브라보에서 비폭력 운동을 전개해온 한 주간지의 발행인이 집에서 들이닥친 무장 괴한들에 납치된 후 10여 일 만에 시체로 발견되기도 했다.
범인으로 검거된 마약갱단의 조직원이 지역 경찰관과 시장의 경호원으로부터 사주를 받았다는 진술을 함으로써 범행이 갱단과 경찰, 지방 정부 관리들의 공모에 의해 저질러진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페냐 니에토 정부 들어 발생한 326건의 대 언론인 공격 사건 중 절반 가까운 48%가 관리들이 배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아티클19는 지적했다.
국경없는 기자회에 따르면 2000년부터 작년까지 멕시코에서 피살된 언론인은 82명으로, 세계에서 언론 활동이 가장 위험한 나라 중 한 곳으로 분류된다.
멕시코에서 실종된 언론인은 통계에 잡히지 않았으나 대부분 피살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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