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반보' 후퇴…학사구조 개편안 일부 수정
비선호 전공은 '통합'…교원 소속 단과대→전공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학과제 폐지를 골자로 한 '학사구조 선진화 방안' 발표 후 학내 안팎의 반대여론에 부딪혔던 중앙대가 반보 후퇴한 수정안을 내놓았다.
중앙대는 학생 선호도가 낮아 정원을 채우지 못한 전공은 비슷한 학문단위끼리 묶어 '융·복합기반전공'으로 지정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수정안을 마련해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원안이 학생들의 전공 선택권을 지나치게 강화한 탓에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지는 인문학이나 자연과학 등 일부 전공은 고사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구체적으로 몇 년간 정원을 얼마나 못 채웠을 때 통합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일정기간 전공별 개설 교과의 폐강률이 30∼70%에 미치면 전공개편을 검토할 수 있다.
전공 선택시기는 2학년 1학기 이후로 일원화한 원안과 달리 수정안에서는 인문·사회계열은 2학년 1학기, 자연·공학계열은 1학년 2학기, 예술대학은 입학 시, 체육대학은 1학년 2학기 이후로 세분화했다.
2학년 2학기부터 주전공을 배울 경우 해당 전공을 공부할 수 있는 기간이 약 5개 학기밖에 안 돼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전공별 정원은 최근 3년간 입학정원의 120% 이내에서 2015년 입학정원의 120% 이내로 바꾸고, 3년 단위로 조정할 수 있게 했다.
교원의 소속은 '단과대학'에서 '전공'으로 수정됐다. 전공이 기존의 학과(부) 개념인 점을 비춰볼 때 현행으로 돌아간 셈이다.
앞서 중앙대는 교원과 학생의 소속을 학과에서 단과대로 변경, 학과 간 장벽을 없애고 단과대 차원에서의 전공 융합이나 유망 전공 신설이 쉽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이런 식의 개편이 이뤄지면 전공 고유의 특성을 살리기 어렵고 비인기 전공은 쉽게 사라질 수 있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대학본부 관계자는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계속해서 수렴해 수정안을 만들 것"이라면서 "학생 선호도가 낮은 전공도 경쟁력을 살릴 수 있게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학내에서는 교수와 학생뿐 아니라 퇴임 교수, 한국사립대학교수연합 등도 잇달아 반대 성명을 내는 등 반발이 이어져 수정안이 사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이용구 총장은 지난 23일 학내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학내 구성원들이 함께 의견을 나누며 수정안을 다듬어가고 있다"며 "논란이 생긴 점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개편이 잘 마무리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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