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 지사, 미군기지 이전공사 취소 요구(종합)
정부 대변인 "극히 유감"…중앙정부-오키나와 대립 격화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주일 미군기지 이전 문제를 두고 일본 정부와 대립해 온 오나가 다케시(翁長雄志) 오키나와(沖繩)현 지사가 정부의 현내 새 기지 건설 공사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오나가 지사는 기지이전 공사를 진행해온 오키나와 방위국이 지사가 허가한 범위 밖에서 산호초를 파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오키나와 당국 차원에서 필요한 조사를 진행키로 했다고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그러면서 오나가 지사는 현내 나고(名護)시 헤노코(邊野古) 연안에서의 새 기지 건설 관련 작업을 1주일 안에 중단하고, 현 당국의 조사에 협조하라고 오키나와 방위국에 지시했다.
아울러 오나가 지사는 오키나와 방위국이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전임 지사가 내린 산호초 파괴 허가를 다음주 취소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오키나와 현은 오키나와 방위국이 공사에 필요한 대형 콘크리트 블록을 허가 구역 외부에 해역에 투입, 산호초를 손상했다며 협의 또는 허가 변경 절차를 밟으라고 요구했고 방위국이 이를 거부하자 허가 취소를 검토중이다.
오나가 지사가 관련 공사 허가를 취소할 경우 일본 정부가 강력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이며 양측의 공방이 진행되는 동안 공사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산호초 파괴 허가를 취소하는 것을 검토한다는 오키나와현의 방침에 대해 "극히 유감스럽다"며 공사를 엄정하게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일 양국 정부는 주택가 주변에 위치해 주민들의 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한 오키나와 후텐마(普天間) 미군기지를 오키나와 현내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데 1996년 합의했지만, 주민들의 반대 속에 합의 이행이 미뤄졌다.
이런 가운데, 나카이마 히로카즈(仲井眞弘多) 전 오키나와 지사는 재임 중인 2013년 12월, 이전 대상지인 헤노코 연안에 대한 매립공사를 승인해 장기간 정체 상태에 있던 후텐마 비행장 이전이 탄력을 받았다.
그러나 반대 세력은 후텐마 비행장을 오키나와 현 내부에서 이전하면 기지가 오키나와에 고착될 것이라며 현 외부 이전을 주장하라고 일본 정부에 맞서왔다.
오나가 지사는 후보시절 모든 수단을 동원해 후텐마 기지의 현 내 이전을 막겠다고 공언했고 취임 후 공사에 위법 사항이 있는지 확인하겠다며 공사 구역 일대에서 수중 조사 등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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