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4일 40만 명 한국에 열광…"명품관·역사관 만들겠다"
<인터뷰> 제42회 LA한인축제 준비하는 박윤숙 회장
'소통과 나눔으로 하나 되는 축제'…생방송으로 미 전역에 소개
10월 1∼4일 40만 명 한국에 열광…"명품관·역사관 만들겠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올해 LA한인축제는 40년 넘게 이어온 틀은 유지하되 내용은 확 바꿀 계획입니다."
40만 명의 인파가 몰리는 재미동포 사회 최대 축제인 LA한인축제. 42회를 맞는 올해는 '소통과 나눔으로 하나 되는 축제'라는 주제 아래 10월 1일부터 나흘 동안 서울국제공원에서 열린다.
LA한인축제재단이 총연출하는 이 축제는 한국 정부, 기업, 지자체 그리고 200만 재미동포 사회가 참여해 미국에 한국의 문화와 신기술, 한류 등을 알리는 자리다. 제9회 농수산물 및 우수 상품 엑스포, 제4회 대한민국 관광기념품 엑스포도 함께 열린다.
LA한인축제재단의 박윤숙(63) 회장은 2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인에게는 한국을 알리는 홍보의 장, 동포 1세에는 자긍심과 향수를 주는 마당, 한인 차세대에게는 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 모국 청년에게는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 한국 기업에는 미국에 진출하는 발판이 될 수 있도록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지난 9일 이동양 이사장과 함께 방한해 지자체, 기업, 정부 기관 등을 돌며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경기도·전북·경남 등 지자체장을 만났고, 재외동포재단·KBS·태권도협회·청와대 등도 찾아가 지원을 요청했다.
박 회장은 "올해엔 다 바꿔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축제가 미국 전역에 생방송으로 중계되기 때문이다. 이미 지상파 채널 18번과 케이블·위성TV 채널 타임워너와 생방송을 하기로 약속했다.
"축제가 허접스럽게 진행되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재단 내부나 공동 주관사들에 '확' 바꾸겠다는 새로운 각오로 준비해 달라고 요청했어요. 먹고 즐기고 논다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새롭게 구상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 구상들을 잘 실현하고, 미국인과 한국 국민에게 생방송으로 제대로 전달하면 축제는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을까 전망해 봅니다."
박 회장은 축제를 찾는 방문객에게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보여주는 '역사관'을 개설할 예정이다.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 동해 병기, 독도 등의 이슈를 자연스럽게 알리는 자리로 활용하는 방안도 세워놓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명품관'도 운영한다. 지금까지 '우수 상품 엑스포'에서 기술력이 돋보이는데도 일반 상품과 섞이다 보니 차별화가 되지 않아 기회를 잡지 못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분석을 반영한 것이다.
"역사관, 명품관은 모두 영어로 꾸며야 합니다. 생방송으로 미국 전역에 보여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가이드북도 영어로 발간할 예정입니다. 이번에는 참여 기업이나 관람객 모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내 정치인들의 참여는 배제한다는 원칙도 세웠다. 박 회장은 "대회장을 맡았으면 동포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최소한 한 가지라도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대부분의 정치인이 자신의 홍보 등에 이용만 하고 말았다"고 꼬집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퍼레이드를 이끌 그랜드 마셜, 대회장 등은 재미동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인사로 모실 생각입니다. 생방송에 초점을 맞춰야 하니 그 부분도 고려 사항이고요. 6∼7월경이면 모두 결정이 날 것입니다. 다만 명예대회장은 홍준표 경남 지사가 맡습니다. 그는 몇 년 전부터 30여 개의 부스를 운영하는 열정을 보여주는가 하면 올해도 고성 오광대. 진주 유등제, 의령 고싸움 등을 재연하겠다고 약속했거든요."
2007년 미 연방 하원의 '위안부 결의안' 통과에 기여한 마이크 혼다 의원과 위안부 할머니가 손잡고 퍼레이드를 이끄는 그림도 구상하고 있다.
재외동포 사회가 늘 그렇듯 LA한인축제재단도 한국 정부의 지원에 목말라하고 있다. 박 회장은 "정부가 지원은 적게 하면서도 생색은 엄청나게 낸다"며 볼멘소리를 서슴지 않았다.
이번 방한 기간에도 정부 관계자들로부터 "검토하겠습니다" "고려하겠습니다"라는 말만 들었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그는 "올해는 예산 등의 문제 때문에 지원을 못 하더라도 내년에는, 후년에는 꼭 도움을 줬으면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대기업에 대한 불만도 털어놓았다.
"동포사회에 대한 대기업들의 투자는 왜 그리 인색한지 모르겠습니다. 행사장에 대형 모니터라도 설치하면 기업 브랜드도 알리고 좋을 텐데 통 신경을 안 쓰더군요. 일본의 도요타는 매년 큰 액수를 우리 축제에 지원하고 있거든요."
황해도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성장한 박 회장은 1979년 유학차 미국으로 건너갔다가 정착했다. 현재 골프아카데미 등 골프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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