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교육장관 집무실에 미혼통계 걸린 이유는
"좋은 가정 꾸려야 일도 잘해"…교육부 직원 6명 중 1명은 미혼
(세종=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정부세종청사에 있는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집무실의 한쪽 벽에는 큼지막한 현황판 2개가 나란히 걸려 있다.
하나는 초·중·고등학생의 자살 현황을 담고 있고 다른 하나는 제목이 '교육부 직원 미혼자 현황'이다.
미혼 직원 통계는 교육정책과 직접적 관련이 없기 때문에 처음 보는 이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3월 중순 제작된 이 현황판은 황 부총리의 아이디어다.
황 부총리는 지난달 간부회의에서 "좋은 가정을 꾸려야 일도 창의적으로 잘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교육부 직원 중 미혼자 현황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교육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연령, 성별, 직급 등으로 분류한 미혼자 통계가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비록 한 정부 부처에 국한된 통계이지만 한국 사회의 결혼 실태를 엿보는데 크게 부족하지 않다.
휴직자, 해외연수자까지 포함한 교육부 직원 615명을 대상으로 파악한 결과 미혼자는 106명으로 집계됐다. 6명 중 1명 정도가 결혼하지 않은 셈이다.
미혼 직원 가운데 여성이 79명으로 74.5%를 차지하고 남성은 27명으로 여성의 3분의1 수준이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30대 이상이 95명으로 90%나 되고 20대는 11명에 불과하다.
바쁜 직장업무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결혼 연령이 올라가고 특히 여성이 결혼을 서두르지 않는 사회 분위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교육부의 한 간부는 "미혼 직원의 결혼을 독려하는 특별한 이벤트를 추진하기보다 각 과에서 미혼자를 배려하는 문화를 만드는 데 노력할 것"이라며 "부총리도 직원들의 결혼식에 많이 참석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미혼 직원 통계는 황 부총리가 평소 가족의 중요성, 일과 가정생활의 병행 등을 강조하는 것의 연장선에 있다.
황 부총리는 지난 13일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 학교 ↔ 군입대 ↔ 취업 시기 ▲ 결혼·출산 등 가정 형성 시기 ▲ 퇴직 시기에 국민이 불안정을 경험한다며 '3대 경력절벽'을 극복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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