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 네타냐후 승리로 중동 불안·국제고립 심화 우려(종합)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3-18 22: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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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과정서 팔레스타인 문제·아랍 유권자 관련 발언 논란도
△ 네타냐후 총리가 투표 종료 후 텔아비브 당사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강경파 네타냐후 승리로 중동 불안·국제고립 심화 우려(종합)

선거과정서 팔레스타인 문제·아랍 유권자 관련 발언 논란도



(카이로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공병설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이 17일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에서 낙승을 거뒀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가 새로운 정부를 구성해도 강경 일변도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른 중동 불안감 증폭, 팔레스타인과 분쟁, 이스라엘의 국제적 고립 등의 문제가 더 심각해 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거 집권 때처럼 팔레스타인과 평화 협상에서 부정적 태도를 견지하고 유대인 정착촌 확장을 강행한다면 국제사회로부터 외면받을 가능성은 더 크다.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이란 핵협상 등을 놓고도 최대 우방인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불편한 관계를 지속해 이에 따른 외교적 부담감도 떠안게 됐다.

선거 막판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되자 이스라엘 내 아랍인 문제 등에 대해 강경 발언을 쏟아내 내부 상처 치유와 사회통합에도 상당한 공을 들여야 하는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

◇ 팔레스타인과의 관계 악화 전망

네타냐후 총리로선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허락지 않겠다는 자신의 강경 발언으로 팔레스타인과 긴장 관계는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는 유세 기간 재선에 성공하면 서안 지역이나 동예루살렘, 가자지구에 팔레스타인의 독립국 건립을 허락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승리를 위해 인종 차별적 발언을 한 것도 유대인과 아랍인의 갈등을 더 부추길 수 있는 요소다.

사실 네타냐후 총리의 선거운동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게발트(공포) 캠페인'으로 불렸다. 네타냐후 총리는 총선 당일 "우익 정권이 위험에 처했다. 아랍인들이 대거 결집해 투표소로 몰려들고 있다"며 우파 결집을 호소했다.

이스라엘 헤르츨리야 지역의 학제간연구센터 정치학 교수인 가디 볼프스펠트는 "게발트 캠페인이 아니라 '세상을 폭발시켜 버리자' 식의 선거운동이자 권좌에 머물기 위한 초토화 작전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일련의 행보에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 내 아랍인의 반발 심리는 더 커질 게 분명하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 협상 재개 가능성도 더욱 낮아졌다.

네타냐후 총리의 총선 승리가 확정되자 팔레스타인 측은 이스라엘이 "점령과 정착촌을 선택했다"고 비판한 배경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협상은 지난해 4월 이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다만, 이스라엘 전략연구그룹인 로이연구소 창립자 기디 그린스타인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의 인구구성 문제와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 위상에 관해 깊은 생각을 할 것"이라며 "결국 '2국가 체제' 입장으로 회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 강경 대외 정책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 심화할 듯

네타냐후 총리는 기존의 강경한 대외 정책으로 격앙된 유럽국가들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을 심각하게 고려해야할 처지다.

실제 이란 핵 문제, 팔레스타인과 분쟁에 관한 네타냐후 총리의 공격적인 발언에 서방의 우려는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작년 말 네타냐후 주도 연정에서 탈퇴한 야권 지도자 치피 리브니는 이스라엘에 대한 "외교적 쓰나미"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유엔 등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정착촌 확장에 열을 올리는 네타냐후 정부의 의지와 대치된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이스라엘 전문가 나탄 색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네타냐후가 다시 총리가 되면 이스라엘의 국제관계는 이전과 비슷하거나 좀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 대미 관계 개선도 급선무

네타냐후 총리의 또 다른 주요 과제 가운데 하나는 최근 악화한 대미 관계 개선이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막대한 재정적, 외교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보도에서 이스라엘의 대미(對美) 갈등이 이번 총선에서 중요 현안이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스라엘 내 비평가들은 미국과의 갈등 자체가 국가 안보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지적해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3일 백악관과 민주당의 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미국 의회 합동연설을 강행해 가뜩이나 안 좋았던 대미 관계에 찬물을 끼얹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중동평화 특사를 지낸 마틴 인디크 브루킹스연구소 부소장은"이란 핵협상이 타결된다면 이스라엘과 미국 관계는 단기적으로는 이란 문제를 둘러싼 갈등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텔아비브 인근 바르-일란 대학 정치사회학 교수 슈무엘 샌들러는 "네타냐후 총리가 정치적 생존을 위해 모든 것을 다했다"며 "자신도 오바마 대통령과의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NYT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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