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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방문한 간 나오토 전 일본 총리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간 나오토 전 일본 총리가 17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관련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있다. |
간 나오토 전 총리 "경주·울산 원전사고시 더 위험"(종합)
(울산·경주 = 연합뉴스) 이상현 김준범 기자 =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때 내각을 이끈 간 나오토(菅直人) 전 일본 총리는 18일 "경주에서 원전사고가 나면 후쿠시마보다 더 위험할 것"이라고 밝혔다.
간 전 총리는 이날 경주환경운동연합 주최로 경주서라벌문화회관에서 열린 특강을 통해 "후쿠시마 원전 4호기 수소폭발에서 알 수 있듯이 다수의 원자력발전소가 모여 있는 것은 위험성이 매우 크다"며 "경주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주변 원전들도 모두 노심용융(멜트 다운)이 일어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원전 운전 정책에 해당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야 한다"며 "일본의 경우 주민들의 반대로 원전이 모두 멈추게 됐다"고 밝혔다.
이밖에 그는 안전 관리자의 전문성과 관련해 "후쿠시마 사고 직후 관련 담당자들의 전공이 경제학인 것을 알고 당황했다"며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관리자가 있었다면 피해가 적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간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울산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울산에서 원전사고가 나면 앞서 일어난 사고보다 더 위험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후쿠시마는 사고 원전 30㎞ 이내 12만명이 사는 농촌지역이지만, 울산은 고리원전과 월성원전이 25㎞ 이내에 있고 인구가 120만명인데다 한국 산업경제의 기반 도시"라며 이같이 말했다.
간 전 총리는 한국의 원전 전문가가 원전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유에 대해 "기득권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원전 관련 학자와 기업들이 거대한 돈의 흐름 속에서 기득권을 형성하고 있고, 그것이 원전을 지키고자 하는 이유"라며 "원전이 안전하지도 않고, 비용이 싸지도 않는다는 것은 이미 밝혀져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리원전 1호기 등 국내 노후 원전 폐쇄 입장과 관련해 "원전은 오래될수록 안정성이 더욱 떨어진다"며 그 후쿠시마 원전 1호기 사고를 사례로 들었다.
후쿠시마 1호기는 그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원전이며, 노심용용을 일으켜 전원을 상실할 때 전원을 자동 복구시켜야 할 비상장치가 움직이지 않아 사고가 커졌다는 것이다.
그는 "원전이 건립된 지 40년이 지나 전원 비상장치를 고쳐서 가동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 지금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에는 48기의 원전이 있지만, 후쿠시마 사고 이후 1년 반 동안 단 1기의 원전도 가동하지 않았다"며 "태양력, 화력 등 대체 에너지 확충에다 절전 운동 등으로 가능했다"고 말했다.
간 전 총리는 이날 울산 북구와 경북 경주시에서 '후쿠시마의 교훈과 동아시아 탈원전의 과제'를 주제로 강연회를 열었고, 오는 19일 서울에서 강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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