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발 '순한 술' 열풍 전국으로 확산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부산에서 시작된 저알코올의 '순한 술' 바람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국내 양주시장 1위의 주류기업 디아지오 코리아는 18일 알코올 함량 35%의 저도 양주 '윈저 더블유 아이스(W ICE by Windsor)를 공식 출시했다.
윈저 더블유 아이스는 99.85%의 스카치 위스키 원액에 솔잎, 대추 추출물, 말린 무화과 향을 첨가해 맛과 향을 최적화했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조길수 디아지오 대표는 "국내 소비자들의 주류 소비 트렌드가 변화함에 따라 품질에 대한 전통을 지키면서 제품 혁신을 통해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신제품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스카치 블루'를 판매하는 롯데주류는 지난해 7월 35도짜리 '주피터 마일드 블루'를 출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주피터 마일드 블루 17'을 새롭게 선보였다.
양주 '임페리얼' 판매 회사인 페르노리카코리아도 저도 위스키 시장 진출을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코올 함량 40%를 마지노선으로 삼았던 양주업계가 이처럼 그 벽을 허물고 저도주를 잇따라 내놓는 것은 불경기 여파로 양주시장이 침체하면서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산의 위스키 업체인 골든블루가 2009년 국내 최초로 36.5도의 저도 양주 '골든블루'를 출시한 이후 다른 양주 브랜드 모두 판매가 급감한 가운데 홀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것도 저도 양주 확산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골든블루는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대비 60% 가까이 성장하면서 매출도 2010년 100억원대에서 1천억원으로 불어났다.
저알코올 주류 바람은 양주보다는 소주에서 먼저 불었다.
경남의 소주업체 무학은 2006년 16.9도의 저도 소주 '좋은데이'를 내놓고 본격적인 부산시장 공략에 나섰다.
'좋은데이'에 대응해 부산의 소주업체 대선주조는 저도 소주 '봄봄'과 '즐거워 예' 등을 출시하고 대응했으나 '좋은데이' 공세를 꺾지 못했다.
저도 소주로 부산시장의 70%가량을 차지한 무학은 지난해부터 '좋은데이'를 앞세워 수도권에도 진출했다.
무학이 서울지역 대학가와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영업사원을 집중 배치하는 등 수도권 공략에 힘을 쏟자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 등 전국구 소주업체들도 저알코올의 소주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순한 소주'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부산지역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장기불황 등 여파로 술 소비 트렌드가 바뀌는 것은 분명하다"며 "부산에 이어 서울 등 수도권에서도 '순한 술'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업계들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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