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용사 6천37명 중 270명 '코리아빌리지' 등에 아직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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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사드립니다' (서울=연합뉴스)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17일(현지시간) 오후 에티오피아 아디스 아바바에 위치한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를 방문, 참전용사 기념탑에서 헌화·묵념을 한 뒤 남긴 방명록. 정 장관은 아프리카 5개국과 함께 한·아프리카 행정장관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2015.3.18 << 행정자치부 제공 >> photo@yna.co.kr |
"피를 나눈 형제"…에티오피아 커피향이 더 진한 까닭
정종섭 장관, 현지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 헌화
참전용사 6천37명 중 270명 '코리아빌리지' 등에 아직 생존
(아디스아바바<에티오피아>=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한국전에서 싸운 15개월 동안 가장 힘든 건 계절(날씨)이었습니다. 혹한을 견디느라 껴입은 옷이 너무 무거워서 제대로 움직이기도 힘들 정도였으니까요."
멜레세 테제마(84)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협회장은 17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 소재 한국전 참전용사기념회관에서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을 만나 63년 전 6·25 전쟁 파병 당시를 이같이 회상했다.
에티오피아는 6·25 전쟁 당시 '엘리트' 부대인 황실근위대 '칵뉴(Kagnew)부대' 소속 6천37명을 파병했다.
당시 아프리카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에티오피아 두 나라만이 연합군으로 참전했다.
1만㎞ 넘게 떨어진 낯선 땅에 보내진 칵뉴부대원들은 에티오피아 황실근위대의 명예와 자부심을 안고 치열하게 싸워 강원도 일대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대령 등 장교 6명을 포함, 122명이 전사했다.
생존 귀환한 참전용사 중 일부는 귀국 후 아디스아바바에 정착, 한국촌(Korea Village)을 형성해 지금까지 살고 있다.
한국전 참전용사들은 황제 통치기간에 정부의 지원을 받았지만 1970년대 후반 에티오피아가 공산화되면서 정권의 탄압을 받았다. 이 때 코리아빌리지의 상황도 열악해져 상당수 참전용사는 이곳을 떠났다.
테제마 회장은 "공산주의 정권시절 한국전 참전용사들은 핍박이 두려워 제대로 드러내지도 못하고 살았다"면서 "공산정권이 무너지고, 한국의 관심도 커지자 칵뉴부대의 활약상이 조명을 받으면서 위상이 어느 정도 회복됐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생존한 한국전 참전용사는 270명가량 된다.
한·아프리카행정장관회의를 개최하러 아디스아바바를 찾은 정종섭 행자부 장관은 회의 일정에 앞서 이날 한국 참전용사 기념공원 내 세워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하고 참전용사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
테제마 회장을 비롯한 참전용사협회 회원 14명은 공원 내 참전용사 기념관에서 '커피 세리머니'로 정 장관 일행을 반겼다. 커피 세리머니는 귀한 손님을 맞이할 때 즉석에서 커피 원두를 볶고 갈아 갓 뽑아낸 커피를 대접하는 에티오피아의 전통이다.
진한 에티오피아 커피향이 진동하는 가운데 테제마 회장은 "한국전쟁에서 에티오피아 군인들의 숭고한 희생으로 에티오피아와 한국은 피를 나눈 형제가 되었다"면서 "6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국이 이를 잊지 않고 참전용사를 지원한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에 "머나먼 땅 한국에서 피 흘린 전우들의 희생을 생각하면 한국이 더 많은 것을 도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되레 죄송하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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