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계 정당연합, 이스라엘 총선서 3위에 오를 듯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이스라엘 정치판에서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여온 아랍계 정당들이 17일(현지시간) 치러질 총선에서 3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총인구 800만명 가운데 170만명인 아랍계 주민을 대변하는 4개 정당의 연합체인 '조인트 리스트'(Joint List)가 중도좌파 야권동맹 시오니스트연합과 집권 리쿠드당에 이어 3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시오니스트연합이 전체 120개 의석 중 24∼26석을 차지해 리쿠드당(20∼22석)을 제치고 1위에 오르고 조인트리스트는 13석을 거머쥘 것으로 전망됐다.
'하다시'(Hadash)당을 비롯한 4개 아랍계 정당이 총선을 앞두고 수년 만에 뭉친 것은 이례적인 현상으로 평가된다.
이들 정당이 손잡은 동기는 리쿠드당과 수년 전 합당했다가 작년 말 연정붕괴로 떨어져 나온 베이테누당의 총재이자 외무장관인 아비그도르 리버만이 제공했다.
극우파인 리버만이 의회 진입장벽을 높이는 법안을 주창함에 따라이들아랍계 정당은 졸지에 생존 위협에 직면하게 됐다.
이런 상황은 지난해 여름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집중 공격한데다 같은해 가을 22세 아랍계 이스라엘인 청년 한명이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하면서 이스라엘내 아랍계 주민들이 항의집회를 벌이는 등 정치적으로 '각성한' 상태에서 연출된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실제로 조인트 리스트가 3위를 차지하면 조인트 리스트는 이른바 권력 중재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조인트 리스트를 이끄는 하다시당 총재 아이만 오데(40)는 갑작스레 큰 관심을 받게 됐다. 변호사 출신인 그는 의회에 한번도 입성하지 못한 인물이다.
오데 총재는 최근 유세과정에서 아랍계 정당들이 집권 연정에 참여하지 않는 '전통'을 지키겠다고 약속하면서도 시오니스트연합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권좌에서 끌어내리는 데 성공하면 시오니스트연합을 지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또 아랍계 주민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서라면 유대인 정당과도 협력할 수 있다고 했다. 아랍계 주민들은 다수인 유대인들에 비해 교육, 공직사회 진출 등 여러 면에서 뒤처져 있다.
그러나 이들 아랍계 정당이 좌파, 페미니스트, 이슬람주의, 팔레스타인 민족주의 등 제각각 다른 성향을 지녀 총선 후에도 연합체를 계속 유지할지 불투명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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