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정부에 준 미국 CIA 자금 일부 알카에다로"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3-15 05:2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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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외교관 몸값 500만불 중 100만불…빈라덴은 '미국 작전' 의심

"아프간 정부에 준 미국 CIA 자금 일부 알카에다로"

아프간 외교관 몸값 500만불 중 100만불…빈라덴은 '미국 작전' 의심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대한 영향력 강화를 위해 하미드 카르자이 전 대통령 집권시 정기적으로 건넸던 현금 중 일부가 테러조직 알카에다로 흘러들어 갔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프간 정부는 알카에다에 억류된 자국 외교관을 석방시키고자 알카에다의 요구대로 지난 2010년 500만 달러(56억4천400만 원)의 몸값을 지불했는데, 이중 100만 달러(11억2천880만 원)는 CIA 지원금이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몸값을 받은 알카에다는 납치 후 2년여 억류해온 압둘 칼리크 파라히 당시 파키스탄 주재 아프가니스탄 총영사를 2010년 10월 풀어줬다.

NYT에 따르면 당시 아프간 정부는 알카에다와 몸값 규모를 합의한 후 이를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아프간 대통령궁은 당시 CIA로부터 정기적으로 지급받은 현금으로 100만 달러의 '비자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아프간 정부는 이 돈에 다른 국가로부터 지원받은 400만 달러를 더해 몸값을 충당할 수 있었다고 이 사안을 잘 아는 아프간 관리들이 전했다.

첫 200만 달러, 이어 300만 달러로 나뉘어 건네진 몸값으로 텅 빈 금고를 채우게 된 알카에다의 2인자 아티야 아브드 알라흐만은 그 해 6월 최고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에게 보낸 편지에서 "신이 아주 많은 돈으로 우리를 축복했다"고 보고했다.

그는 빈라덴에게 돈이 필요하느냐고 물어보면서 "일부는 좋은 무기를 비축해 군사력을 보강하려는 용도로 이미 배정했다"고 말했다.

또 이 돈으로 아프간에 포로로 잡힌 알카에다 전투원의 가족을 지원하고, 일부는 다른 지도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에게 보내겠다고 밝혔다.

소문이 퍼지면서 산하 무장조직들이 돈을 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는 보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빈라덴은 알카에다 지도부의 위치를 파악하려는 미국의 작전일 가능성을 의심하면서 "아프간 같은 나라는 외교관 한 사람을 석방시키기 위해 그런 종류의 돈을 지불하지 않는데 좀 이상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나아가 몸값을 은행에서 다른 통화로 바꿀 것을 지시하면서 "지폐에 방사능 등 다른 위험한 물질이 묻었을 경우에 대비한 안전 조치"라고 설명했다.

NYT는 몸값을 주고 인질을 돌려받지 않는다는 게 미국의 철칙이지만, 전쟁 자금에 대한 허술한 관리 때문에 이라크·아프간 전쟁 비용의 일부는 이렇듯 적진에 흘러들어 갔다고 지적했다.

빈라덴과 알라흐만의 서신은 최근 테러 행위로 유죄판결을 받은 전 알카에다 조직원을 재판하는 과정에서 미국 연방 검찰이 증거물로 제출한 것이다.

이 서신들은 미국 해군특전단이 2011년 빈라덴의 은신처를 급습해 그를 사살한 후 컴퓨터파일 등에서 수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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