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우디 핵협력·미-이란 핵협상…중동 무기경쟁 우려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3-13 10:3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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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사우디 핵협력·미-이란 핵협상…중동 무기경쟁 우려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미국과 이란 간 핵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한국과 조용히 핵 협력 협정을 체결해 중동 지역에 무기경쟁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우디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에 맞춰 향후 20년 간 20억 달러(약 2조2천억원) 규모의 원자로 2기를 사우디에 건설하기 위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는 내용의 핵 협력 양해각서(MOU)를 한국과 체결했다.

그러나 사우디의 이런 움직임은 최근 핵 기술 협력과 관련한 사우디 왕족과 고위 관료들의 발언과 맞물리면서 미 의회 및 동맹국들 사이에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사우디 왕족이자 정보국장을 지낸 투르키 알파이잘 왕자는 최근 공개적으로 "사우디는 이란이 세계 열강들과의 협상의 결과로 유지하게 될 핵 보유 능력에 필적하는 역량을 갖고자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전·현직 관리들이 사우디에 대해 갖고 있는 특별한 우려는 수십 년 동안 이어져온 사우디와 파키스탄의 군사동맹 관계다. 파키스탄은 서남아시아의 대표적 핵무기 보유국이기 때문이다.

아랍권의 많은 고위 관리들은 이란과의 핵 협정이 너무 느슨하게 체결됐다고 사우디가 판단할 경우 핵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파키스탄의 도움을 받거나 심지어는 파키스탄에서 원자폭탄을 직접 구입할 수도 있다고 백악관에 경고해왔다.

사우디 관리들도 그동안 미 행정부에 자국이 파키스탄에 막대한 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는 만큼 필요할 경우 핵 분야에서 파키스탄의 지원을 기대한다고 말해왔다.

클린턴 정부 시절 이란과의 핵 협상을 담당했던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는 "사우디는 비공개적으로 자신들이 파키스탄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2007년 12월 미국의 외교 전문에 따르면 당시 파키스탄 관리들은 "시아파가 장악한 이란의 위협에 맞서 사우디가 수니파 국가들의 실질적 보호자 역할을 하는 것은 사리에 맞는 일"이란 시각을 보였다.

더욱이 사우디는 이집트 등 다른 아랍국들과 달리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재정적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파키스탄은 강조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아랍권의 일부 관리들은 이란과 경쟁의식을 가진 사우디에 의해 고무된 이런 움직임이 중동에서의 핵무기 경쟁을 촉발할 수 있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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