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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a=연합뉴스) 지난해 12월 24일 시리아 난민 가족이 터키 국경을 넘고 있다. |
5년째 접어드는 시리아 내전…국민 고통 '현재진행형'
사망 22만명·난민 1천100만명…내전 종식 난망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2011년 3월 15일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에 저항하는 반정부 시위에서 촉발된 시리아 내전이 오는 15일 만 4년을 맞는다.
내전이 5년째에 접어들지만 정부군과 반군의 평화 협상, 국제사회를 통한 정치적 해결이 진척을 보지 못하고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부흥과 이슬람 종파 갈등까지 맞물리면서 시리아 국민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가족 생이별 2년"…사망 22만명·난민 1천100만명
무함마드 바카르(44) 씨는 요즘 시리아 국경 인근에 있는 레바논 학교의 작은 교실에서 아버지, 아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 학교는 바카르 씨처럼 갈 곳을 잃은 시리아 주민들이 거처하는 곳이다. 이들은 요리하고 먹고 씻고 자는 일 모두를 교실에서 해결하고 있다. 바카르 씨는 "하루하루가 1년 같다"고 말했다.
그의 아내와 어머니, 그리고 다른 자식 4명은 이곳에서 수백 ㎞ 떨어진 요르단의 난민 수용소에 있다. 바카르 씨의 가족이 생이별을 한 지는 2년이 되어 간다.
바카르 씨는 시리아 동부 보야다에서 집과 토지를 갖고 소를 기르던 평범한 농부였다. 그러나 그의 행복은 2013년 초 정부군과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마을을 공격해오면서 산산조각 나버렸다.
수니파가 대부분이었던 주민들은 마을을 떠나는 길을 택했다. 로켓포 공격으로 10살 난 딸을 잃은 바카르 씨 역시 그해 4월 떠날 채비를 했다.
여자들이 먼저 요르단으로 들어가 유엔 난민수용소에 등록했지만, 이들을 뒤따르려던 바카르 씨와 나머지 식구들은 여태껏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한사람당 80달러에 달하는 요르단 밀입국 비용이 없기 때문이다.
바카르 씨는 "가족을 2년 동안 보지 못했는데 영영 가족을 볼 수 없다는 두려움이 들기도 한다"고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AP통신은 12일(현지시간) 바카르 씨의 사연을 전하면서 "시리아 내전으로 야기된 거대한 비극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사망자는 22만명을 넘었고 국민 2천300만명 가운데 1천100만명 이상이 난민 신세가 됐다. 이 중 380만명 이상은 인접 국가에서 난민 생활을 하고 있다.
◇반총장 "시리아 국민, 버림받은 느낌"…美 "아사드 떠나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시리아 내전을 종식하기 위한 조치를 촉구했다.
반 총장은 "시리아 국민은 나라를 갈가리 찢어놓은 내전이 5년째에 접어들면서 세계로부터 점점 더 버림받았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분열돼 있어 살상과 파괴를 멈추기 위한 집단행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한 뒤 "안보리는 이같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단호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어 국제사회가 IS에 대응하면서도 시리아 국민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이날 알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재차 촉구했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4년간 아사드 정권은 자유와 개혁을 향한 시리아 국민의 요구에 대해 끊임없는 잔혹 행위와 독재, 파괴로 대응해 왔다"며 "아사드는 물러나야 하며, 시리아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적 협의체를 통해 다른 인물로 교체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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