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큐베이터에 의지하는 '우즈베크 삼둥이'에게 도움을"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3-12 14: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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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불임치료받은 부부 조산…'눈덩이' 치료비 감당못해
복지기관 도움요청해도 "지원 근거없다"…'의료난민' 될 처지
△ 인큐베이터에서 사는 우즈베크 삼둥이 (부산=연합뉴스) 12일 부산 서구 아미동 부산대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우즈베키스탄인 산모 마구바 씨가 낳은 세쌍둥이가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2015.3.12 ready@yna.co.kr

"인큐베이터에 의지하는 '우즈베크 삼둥이'에게 도움을"

한국서 불임치료받은 부부 조산…'눈덩이' 치료비 감당못해

복지기관 도움요청해도 "지원 근거없다"…'의료난민' 될 처지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3개월째 인큐베이터에 의지해 힘겹게 자라고 있는 '우즈베크 삼둥이'에게 도움의 손길이 꼭 필요합니다."

12일 부산대병원 사회사업실에서 근무하는 김은숙 복지사는 이같이 말했다.

'우즈베크 삼둥이'는 이 병원 직원들이 지난해 12월 22일 우즈베키스탄 여성 마구바(32) 씨가 임신 27주 만에 낳은 세 쌍둥이에게 붙여 준 별명이다.

조산한 탓에 삼둥이는 몸무게가 1㎏ 안팎으로 태어나 출생아 평균(3∼4㎏)에 크게 못 미쳤다.

또 폐가 완전히 생성되지 않아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야 했고, 2명은 뇌출혈까지 있어 한때 위기 상황에 빠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몸무게가 2㎏ 안팎으로 늘었지만 여전히 호스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고 있다.

앞으로도 1개월 이상 중환자실 인큐베이터 안에서 집중치료를 해야 한다고 박경희 소아과 전문의는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병원비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던 마구바 씨는 지난해 2월 불임치료를 받으려고 의료관광 비자를 받아 남편과 함께 한국으로 왔다.

아이를 꼭 갖겠다는 생각에 둘 다 직장을 그만두고 집과 차까지 모두 팔고 왔다.

2차례 시술 끝에 삼둥이를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고 뛸 듯이 기뻐한 것도 잠시.

조산을 우려해 국내에 머물렀는데 우려가 현실이 됐다.

다행히 마구바 씨의 입원·치료비 2천만원은 병원 측의 배려와 지인들의 도움으로 겨우 해결했다.

그러나 아이 1명당 하루 150만원에 달하는 치료비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어서 이미 3억6천만원을 돌파했다.

퇴원할 수 있을 때쯤이면 6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장기 체류와 불임치료 등으로 가진 돈을 모두 써버린 마구바 씨 부부는 현재 경남의 한 소도시에 있는 지인의 원룸에서 하루하루 끼니를 걱정하는 형편이다.

마구바 씨는 매일 병원을 찾아와 아이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남편도 관광비자로 입국한 탓에 취업할 수 없어 생계를 아르바이트에 의존하고 있다.

부산대병원은 각급 복지기관과 단체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지원근거가 없다"는 답변만 돌아오고 있다.

마구바 씨 부부는 자국 대사관에 수차례 도움을 요청했지만 "돕는 길을 찾아보겠다"는 말밖에 듣지 못했다.

삼둥이의 기저귀도 병원 중환자실 간호사들이 십시일반 돈을 내 마련하고 있다.

부산대병원은 최대한 치료비를 감면해주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전체 규모가 워낙 커 독지가 등의 도움이 절실한 실정이다.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마구바 씨 가족은 삼둥이 치료가 끝나더라도 자국으로 돌아갈 수도, 국내에 머물 수도 없는 '의료 난민'으로 전락할 것으로 우려된다.

마구바 씨는 "지금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퇴원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이라며 "제발 우리 아이들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고개를 숙였다.

김은숙 사회복지사는 "마구바 씨 부부가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을 보기가 애처롭다"면서 "우즈베크 삼둥이에게 희망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후원 문의 ☎ 051-240-7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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