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 "시리아 의료구호 마비…지원 늘려야"(종합)
인권의사회 "내전 4년간 의료진 610명 사망…97%는 정부군 책임"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시리아 내전이 만 4년 동안 이어져 의료진 610명이 사망하는 등 의료 체계가 완전히 무너졌다고 국제 의사단체들이 밝혔다.
국경없는의사회(MSF)는 11일(현지시간) 내전이 5년째로 접어든 시리아에 접근할 수 없어 의료구호가 마비됐다며 의료 지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MSF는 시리아 내 의료 체계는 완전히 파괴돼 의료 물품과 검증된 의료 인력의 부족, 의료 시설을 겨냥한 공격 등에 따라 기본적 의료 처치도 거의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MSF에 따르면 시리아 2대 도시인 알레포에는 내전 발발 전 의사가 2천500여명이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문을 연 몇몇 병원에 남은 의사는 100명에도 못 미친다.
알레포의 의사들 대부분이 피란을 떠났거나 납치를 당했으며, 상당수는 목숨을 잃었다.
인권의사회(PHR)도 이날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만 4년에 걸친 내전 과정에서 의료시설 183곳이 233차례 공격을 받아 의료진 61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인권의사회는 살해된 의료진의 97%와 의료시설 공격의 88%는 정부군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특히 정부군은 의료진 139명을 고문하거나 직접 처형한 것으로 집계됐다.
에린 갤러거 PHR 조사국장은 "시리아 정부는 부상자와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들을 체포해 고문했으며, 응급실을 습격하거나 병원을 폭격했다"고 말했다.
조앤 리우 MSF 국제회장도 "시리아 내전에서 자행된 무자비한 폭력은 민간인과 전투원을 가리지 않을 뿐 아니라 의료 인력과 시설을 존중하지 않았다"며 "인도주의 구호가 시행되지 못하는 현실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리우 회장은 "치안이 갈수록 나빠지고 지난해 1월 '이슬람국가'(IS)가 MSF의 구호활동가 5명을 납치한 사건에 따라 시리아 내 활동을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MSF는 시리아 내 IS 점령지에서 철수했으며 정부군이 통제한 지역에서도 의료 구호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어 의료 시설 6곳만 운영하고 있다.
리우 회장은 "MSF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구호 활동으로 민간인을 돕기 위해 시리아 내전의 모든 당사자와 대화를 나눌 준비가 됐다"며 인도주의 구호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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