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밥나무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 겹겹 복합재난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3-11 20:5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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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메뚜기떼·페스트 이어 3개월째 폭우…80여명 사망, 8만여명 집 잃어
△ 석달째 폭우 내린 마다가스카르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류일형 특파원 = 3개월째 폭우가 계속되고 있는 아프리카 최대 섬나라 마다가스카르. 물 속에 잠겼던 집이 벽돌이 허물어진 채 모습을 드러냈다. 어린이들이 무릎까지 물이 찬 집 앞 골목길을 걸어 나오고 있다. 2015.3.11 << 김창주 선교사 제공 >> photo@yna.co.kr

바오밥나무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 겹겹 복합재난

가뭄·메뚜기떼·페스트 이어 3개월째 폭우…80여명 사망, 8만여명 집 잃어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류일형 특파원 = '어린 왕자'에 등장하는 높이 20m, 가슴높이둘레가 10m에 이르는 술통처럼 생긴 거대한 바오밥나무와 여우원숭이 등 희귀 동식물의 보고 마다가스카르.

전 세계 생물 20만 종 중 75%는 이곳에서만 볼 수 있다는 원시자연의 대명사로 아프리카 남동쪽 인도양에 있는 세계 4번째 큰 섬나라가 '복합재난'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가뭄과 수십억 마리의 메뚜기 떼 습격, 페스트(흑사병) 창궐에 이어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폭우가 3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탓이다.

지난달 말 수도 안타나나리보에서는 홍수와 산사태로 22명이 사망하고 6만 3천여 명이 집을 잃는 등 지금까지 80여 명이 숨지고 8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총 인구 2천260만 명 가운데 70%가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세계 187개국 가운데 155위의 가난한 나라에 닥친 '설상가상'의 기막힌 상황이다.

아프리카 다른 나라와 달리, 아시아에서 유입된 말레이-인도네시아계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아프리카의 아시아'로도 불리는 마다가스카르는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쌀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다.

지난해 메뚜기떼 습격과 가뭄으로 벼농사에 큰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 안타나나리보를 중심으로 한 곡창지대에 집중호우가 퍼붓는 바람에 심각한 식량난이 우려되고 있다.

마을과 논이 물바다로 변해 어떤 마을은 담벼락도, 길도 물에 잠겨 집들이 수상가옥처럼 물 위에 떠있다.

90여 일 이어진 비와 그 사이 수시로 지나가는 사이클론으로 물을 머금은 비탈면과 허술한 집들이 무너지는 일이 잦아지고 있어 대형 산사태마져 우려되고 있다.

부모들은 얻어먹든지, 훔쳐 먹든지, 동냥해서 가지고 오든지 하라고 아이들을 밖으로 내 보내 거리에는 거지가 날로 늘어나고 있으며 수재민들이 높은 곳에 천막을 치고 보통 7~10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흙탕물에 빨래를 하고 식수도 없어 흙탕물을 가라앉혀 마시고 있어 열악한 위생환경으로 페스트(흑사병)가 연례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서 콜레라 등 수인성 전염병 발병도 우려되고 있다.

불과 몇 달 전인 지난해 10월부터 두 달 동안 심각한 가뭄으로 농작물들이 말라 버려 적어도 16명이 굶어 죽은 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지난해 12월 베라노에서 가뭄에 따른 기근으로 어린이 4명이 숨진 것을 비롯해 16명이 사망했으며 12만 명이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배급식량에 의존하고 있다고 AFP 통신이 11일 보도했다.

복합재난 후유증이 폭동 등 사회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수시로 쿠데타가 발생하는 등 정치가 안정되지 못한데다 만연한 부정부패 등으로 정치가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

지난해 12월 19일에는 만성적인 전력난을 겪고 있는 마다가스카르의 동부 항구도시 토아마시나시에서 시민 수백 명이 지라마 전기회사 정문에 불을 지르고 돌멩이로 유리창을 부수며 약탈을 기도하는 폭력시위가 발생, 1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하기도 했다.

주로 안타나나리보에서 자영업을 하는 150여 명의 한국 교민들은 아직 폭우로 인한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치안상황이 불안해지고 있는 것이 걱정이다. 한국 광물자원공사 등이 참여한 암바토비 니켈광 개발사업도 안타나나리보 인근에서 시행되고 있다.

안타나나리보에서 선교 활동을 하는 김창주 목사(56)는 "논 안에 집이 있는 가난한 농민들의 논과 집들이 대부분 물에 잠겼다. 당장 먹을 것도, 전기도, 물도 없다. 기본적인 생필품도 없어 최악의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선교사는 "당장 먹을 것이 없고 정부도 돈이 없어 피해복구작업도 못하고 있는데 아직 국제사회의 관심도 낮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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