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야권 지도자, 네타냐후 대항마로 급부상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오는 17일 열리는 이스라엘 총선을 앞두고 야권 연합을 이끄는 이삭 헤르조그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대항마로 급부상하고 있다.
몇 주 전만 해도 이스라엘 국민 사이에서 그저 재능있는 정치인 정도로 여겨졌던 헤르조그가 예상을 깨고 유력한 차기 총리감으로 떠오른 것이다.
총선일이 다가오면서 그가 이끄는 중도 좌파 시오니스트연합은 반(反) 네타냐후 여론을 타고 집권당의 자리를 위협할 만큼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시오니스트연합은 지난해 말 이스라엘 연정이 붕괴하면서 연정에서 떨어져나온 하트누아당이 제1야당인 노동당과 연대하면서 태동했다.
총선을 딱 일주일 앞둔 10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시오니스트연합은 전체 120개 의석 가운데 가장 많은 24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전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집권 리쿠드당은 이보다 뒤진 21석을 얻을 것으로 조사됐다.
시오니스트연합의 공동 창립자이자 노동당 당수인 헤르조그는 유명 가문 출신의 변호사로서 이전 정권에서 주택, 복지, 관광 등 여러 부처 장관직을 역임했다.
정치, 행정 경력은 풍부하지만 다소 아둔한 이미지에 카리스마와 남성다움이 부족해 한 나라를 이끌 총리감으로는 여겨지지 않았다.
그런 그가 강성 매파인 네타냐후의 대항마로까지 부상한 것은 무엇보다 네타냐후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큰 것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이번 선거는 네타냐후와 헤르조그 간의 경쟁이라기보다 네타냐후에 대한 신임투표 성격으로 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런 상황적 배경 속에서 헤르조그는 그동안 빈약했던 이미지에서 벗어나 네타냐후를 이길 가장 현실적 도전자로 자신을 적극 내세우는 모습을 보이며 지지자와 반대자 모두에게 놀라움을 안겨주고 있다고 NYT는 소개했다.
헤르조그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사람들은 나를 여러가지 이유로 과소평가해왔지만 난 내가 한 모든 것에서 성공을 거뒀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1963년부터 1969년까지 이스라엘의 제3대 총리를 지낸 레비 에슈콜을 롤모델로 꼽은 헤르조그는 "에슈콜은 목소리나 표정이 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위대한 정책 결정자였다. 그게 바로 내가 닮고 싶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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