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 경찰 "'지하디 존' 공항서 난동부려 추방"(종합)
무함마드 엠와지의 '영국 정보기관 개입' 주장 반박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인질살해 영상에 등장한 '지하디 존'이 자신의 주장과 달리 과거 탄자니아 여행에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려 강제 출국 조치를 당했다고 탄자니아 당국자가 증언했다.
'지하디 존'으로 알려진 쿠웨이트 출신 영국인 무함마드 엠와지는 지난 2009년 8월 자신이 탄자니아로 사파리 여행을 갔을 때 영국 국내 정보기관(MI5)의 요청에 따라 다르에스 살람 공항에서 경찰에게 붙잡혔다고 말했다.
엠와지는 그와 일행이 다음날 출발지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돌려보내 졌으며 이후 자신의 인생이 급변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BBC가 8일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탄자니아 경찰 관계자는 그러나 엠와지 억류 당시 상황을 기록한 이민국 서류를 보여주며 "엠와지는 공항에서 난동을 부려" 입국이 금지됐다며, "그는 알코올과 관련 있는 행동을 보였다"라고 술회했다.
앞서 BBC는 지난 3일 영국 이슬람 시민단체 케이지(CAGE)와 나눈 대화에서 엠와지가 MI5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케이지는 영국정부에 엠와지를 극단주의로 내몬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음성파일에서 엠와지는 당시 닉이라는 이름의 MI5 요원이 테러단체에 합류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신이 소말리아에 가려 한 것이 아니냐며 위협 투로 물었다고 말했다.
엠와지는 탄자니아에 사파리 여행을 가려다가 입국을 거부당해 돌아왔을 뿐이었다면서 "자신은 극단주의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당시 엠와지를 체포한 경관 중 한 명은 "그(엠와지)가 공항에서 난동을 부렸다. 그는 거칠었고 소란스러웠다. 알코올에 취한 것 같았고 소동을 일으켜 입국을 허락할 수 없었다"라며 "그는 공항 내 구치소에 보내졌고 그곳에서 술이 깰 때까지 내버려뒀다"라고 증언했다.
탄자니아 현지어인 스와힐리어로 기록된 2009년 5월 23일 자 유치장 구금 기록에 따르면 엠와지와 두 명의 친구에 대해 '입국거부 조치에 따라 암스테르담행 KLM 569 편으로 귀환조치를 했으나 이에 불응해 가둔다'라고 되어 있다.
서류에는 그의 두 명의 친구인 알리 아도루스와 마르셀 슈로델의 이름이 적혀 있으며, 영국인인 아도루스는 테러혐의로 현재 에티오피아 감옥에서 형을 살고 있고 슈로델은 독일 보안 당국이 요주의 인물로 감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자니아 당국은 엠와지와 그 일행의 탄자니아 여행에 대해 사전에 MI5나 여타 국가로부터 정보를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압둘라 카미스 압둘라 탄자니아 이민국장은 엠와지가 술에 취해 있었으며 그와 같이 비행기를 탄 승객들은 그의 행동에 크게 불평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공항에서 엠와지는 강제로 입국하려 했다며 그가 "입국 허가증을 달라. 당신들은 아무것도 아니다. 당신들은 단지 '쓰레기'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압둘라 국장은 '어떤 나라나 단체로부터 엠와지를 막으라는 요청은 없었다"라며 "공항 입국 문제는 특별한 사안이다. 우리는 그들을 건드리지 않았고 해를 끼치지도 않았다. 엠와지는 고문을 당한 적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탄자니아 당국자가 권총을 겨누며 위해를 가했다고 말한 엠와지의 주장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영국 정보기관은 엠와지의 MI5 개입 및 위협 주장에 대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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