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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5년 무라야마담화 발표 장면 (도쿄 교도=연합뉴스) 1995년 8월 15일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당시 일본 총리가 도쿄 총리관저에서 일본의 패전 50주년을 맞아 무라야마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무라야마담화는 일본이 "전쟁의 길을 걸어 국민의 존망을 위기에 빠뜨리고 식민지배와 침략으로 많은 국가, 특히 아시아 여러 국가의 사람들에게 크고 많은 손해와 고통을 줬다"며 "통절한 반성의 뜻을 나타내고 마음으로부터 사죄의 마음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2005년 발표된 고이즈미(小泉)담화는 이런 표현을 거의 그대로 이어받았으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올해 전후 70년 담화에서 이를 어떻게 반영할지가 일본 정치권과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고 있다. 2015.2.24 sewonlee@yna.co.kr |
무라야마 "식민지배·침략 빠지면 담화 의미없다"
닛케이 인터뷰서 전후 50년 담화 작성 경위 밝혀…아베에 일침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일본 총리는 1995년 전후 50주년 담화(무라야마담화)를 낼 당시 담화에 '식민지배'와 '침략' 등 표현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함으로써 무라야마담화를 수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인터넷판에 실린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생각으로 담화에 식민지배와 침략을 포함했느냐'는 질문에 "그것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무라야마 담화의 의미에 언급, "중국, 한국 등 관계국에 사과하면 된다는 문제가 아니라 일본의 성의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국책을 그르쳐 식민지 지배와 침략이라는 행위를 함으로써 막대한 손해와 고통을 줬다는 역사적 사실은 그대로 확인하고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사과해야 할 것은 사과하고, 보상해야 할 것은 보상하겠다는 결의를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그는 "(총리 재임 첫 해인) 1994년 한국, 중국, 동남아시아 등을 돌며 역시 과거사에 대한 청산을 제대로 하고, 역사적인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사죄할 것은 사죄하고 두 번 다시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확실히 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여름 전후 70주년 담화를 준비 중인 아베 총리의 언동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역시 무라야마 담화 핵심 '키워드'의 표현을 어떻게든 바꾸고 싶다는 의미에서 '(무라야마 담화를) 전체적으로 계승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것은 "'전부 계승하는 것은 아니다'는 말의 눈속임"이라고 꼬집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이어 국회에서 아베 총리가 식민지배와 침략, 통절한 반성 등 무라야마 담화의 핵심을 계승할지 분명히 밝히지 않는 데 대해 "국회의 추궁도 부족하지만 총리는 설명을 하지 않는다"며 "중요한 대목을 얼버무리면 일본의 신뢰를 잃는다"고 경고했다.
그는 무라야마 담화의 핵심 내용은 "역대 총리가 계승한다고 해온 만큼 어떤 의미에서 일본의 국시(國是)가 됐다"고 강조한 뒤 "그 중요한 대목을 수정하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추궁당하게 된다"며 "걱정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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