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청약제도 개편…분양물량도 많아 열기 지속할 듯
<주택시장 봄바람> ②경쟁률 수백 대 1…달아오른 청약시장
'미분양 무덤'도 팔린다…미분양 주택 1년 새 37% 감소
이달 청약제도 개편…분양물량도 많아 열기 지속할 듯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연초 일반 주택 거래만큼 신규분양 시장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새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데다 시세 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 투자 상품이 됐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분양 비수기로 꼽히는 올해 1, 2월에도 전국 곳곳에서 여러 견본주택이 문을 열고 고객을 맞았고, 인기 단지의 경우 청약 경쟁률이 수백 대 1로 치솟을 만큼 몸값이 올랐다.
특히 정부의 대규모 신규 공공택지 지정 중단 조치로 희소성이 높아지면서 여전히 분양가가 싼 택지지구나 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달부터 수도권 1순위 자격이 2년에서 1년으로 단축되는 등 청약제도가 대폭 완화되면서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청약열기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 모델하우스 '북적', 청약 경쟁률 수백대 1…청약시장에 돈 몰린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6일 문을 연 GS건설[006360]의 인천 '청라파크자이 더테라스'(646가구)의 견본주택은 첫날에만 방문객 약 5천명이 몰리며 북새통을 이뤘다.
청라국제도시에 처음 공급되는 저층형 테라스 하우스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인 것이다.
청라파크자이 더테라스는 최근 완화된 청약 제도가 적용돼 가입 기간이 1년(종전 2년)만 넘으면 1순위로 청약을 신청할 수 있다.
김보인 GS건설 청라파크자이 더테라스 분양소장은 "청라국제도시가 최근 입주 6년차를 맞으면서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전용면적 85㎡ 이하로 구성된 단지가 나오니 수요자들의 관심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라국제도시 입주 초기에는 전세가격이 낮게 형성됐지만 주거 여건이 점차 개선되면서 전셋값이 대폭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저층으로 짓다 보니 시공 기간이 1년에 불과해 청약 후 1년이면 입주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달 초 광교신도시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광교' 오피스텔은 평균 422 대 1의 청약 경쟁률로 마감됐다. 172실을 분양하는데 무려 7만2천639명이 몰린 것이다. 주택도 아닌 수익형 부동산에 청약 신청이 쇄도했다.
특히 전용면적 77㎡는 30실 모집에 2만4천14명이 신청해 800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역시 지난달 초 동서개발이 대구 교대역 일대에서 분양한 '동서프라임 36.5'(268가구)는 평균 경쟁률 119 대 1로 전 평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1월에도 현대엔지니어링이 분양한 '마곡 힐스테이트 마스터'가 평균 27.6 대 1의 경쟁률로 마감했고, 한화건설의 '창원 가음 꿈에그린'도 186 대 1의 경쟁률로 인기리에 입주자 모집을 끝냈다.
◇ 미분양 무덤도 팔린다…"너무 공급 많은 곳 피해야"
미분양 주택은 감소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3만6천985가구로 1년 전인 작년 1월(5만8천576가구)보다 36.9% 줄었다.
미분양 주택 수가 가장 많았던 2009년 3월(16만5천641가구)과 견주면 77.7%가 줄어든 수준이다.
같은 기간 서울은 2천905가구에서 1천497가구로 48.5%, 경기는 2만2천525가구에서 1만4천201가구로 37.0% 감소했다.
수도권 분양 시장에서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렸던 곳 중 하나인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공급된 GS건설의 '한강센트럴자이'가 대표적인 사례다.
작년 5월 분양을 시작한 이 단지는 9월 초까지만 해도 계약률이 채 50%가 안 됐다. 그러나 9·1 부동산 대책이 나온 뒤 판매에 속도가 붙기 시작해 올해 1월 3천481가구를 모두 팔았다.
예상 밖으로 분양 성적이 좋게 나오자 GS건설은 한강센트럴자이 2차의 분양 시기를 한 달 정도 앞당겨 이달 초 실시했다.
박희석 한강센트럴자이 분양소장은 "김포는 계약자의 70% 정도가 외부 지역 거주자"라며 "1차의 경우 인천 서구·계양구, 경기 부천·일산, 서울 강서구·여의도·마포 등에서 손님들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수도권 전셋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우리 단지의 경우 분양가격이 3.3㎡당 1천만원 정도여서 서울의 전셋값보다 싸다 보니 수요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이 청약시장으로도 몰리는 것이다.
SK건설이 서울 노원구 월계동 월계3구역을 재건축한 '꿈의숲 SK뷰'도 최근 판매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김윤배 분양소장은 "작년 6월 분양을 시작했는데 작년 12월 이후 석 달 새 70% 가까운 물량이 팔렸다"고 말했다.
아직 다 팔지는 못해 일반 분양분 288가구 중 25가구가 남아 있지만 4∼5월 중에는 다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SK건설은 보고 있다.
김 소장은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기 전에 이쪽 지역에서 싸게 분양받을 수 있는 마지막 아파트 단지란 정서가 퍼지면서 판매에 탄력이 붙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달부터 아파트 분양이 본격화되면서 무주택자를 중심으로 청약시장에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3월 분양 예정인 아파트 물량은 총 5만8천784가구로 200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뿐만 아니라 3월부터는 수도권 1순위 청약자격이 2년에서 1년으로 단축되면서 1순위자들이 늘어나 인기지역 아파트의 청약열기가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분양 시장은 무위험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전매제한 기간이 6개월에 불과한 데다 가점제가 축소돼 누구나 뛰어들 수 있는 상황에서 환금성이 좋다 보니 직접 살려는 사람 외에 단기 차익을 노린 수요나 임대를 겨냥한 수요 등도 가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함 센터장은 "수도권의 청약 1순위 요건이 완화됨에 따라 1순위 자격자가 500만명에서 700만명 정도로 늘게 될 것"이라며 "올해 분양 시장의 청약 경쟁률은 작년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너무 많은 물량이 쏟아짐에 따라 인기지역은 청약자가 대거 몰리고, 비인기지역은 미분양이 발생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도 크다.
함 센터장은 "물량이 너무 많이 쏟아지는 만큼 공급이 너무 많은 지역은 피하고 분양가의 적정성, 향후 자산가치 상승 가능성 등을 잘 따져보고 분양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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