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AP Photo/Eman Helal) |
이집트, 연료난에 이스라엘 천연가스 수입 검토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심각한 연료 부족 문제를 겪는 이집트가 이스라엘로부터 천연가스 수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집트 석유장관인 셰리프 이스마일은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수입 가격 조건이 맞고 국제에너지 기업 가운데 1곳이 이집트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을 취하한다면 이스라엘과 가스 거래를 승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스마일 장관이 거론한 해당 기업은 스페인과 이탈리아 합작 에너지 회사인 '유니언 페노사 가스'이다. 작년 5월 이집트와 가스 생산·수출입과 관련해 15년간 계약을 한 이 기업은 이집트 정부가 계약을 어겼다며 국제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이집트는 올초 미국의 한 에너지 업체와 이스라엘 가스전에서 자국으로 가스를 들여오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현지 보도도 나왔다.
당시 이집트의 한 관리는 "얼마나 많은 양의 가스를 수입할 수 있을지 협상하고 있다"며 조만간 이스라엘과 협상 타결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집트는 2011년 시민혁명 이후 극심한 경기 침체 아래 만성적 전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전력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연료 부족 탓에 화력 발전소의 전력 생산량은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전력 생산의 88%를 화력발전이 차지하지만, 정부의 예산 부족으로 발전소의 주 연료인 천연가스를 제때 사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작년에는 가스 부족이 심각해지자 이집트 정부가 국내에서 가스를 생산·개발하는 외국 기업에 "가스를 외부로 수출하지 말고 국내용으로 돌리라"고 압력을 넣기도 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그러나 이집트가 아랍권 대부분 국가가 '공공의 적'으로 간주하는 이스라엘로부터 가스를 수입하는 것은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이집트는 1979년 아랍권에서 처음으로 이스라엘과 평화 협정을 맺으면서 당시 다른 아랍 국가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지금도 다수의 이집트 국민은 같은 아랍인인 팔레스타인인들을 억압하는 존재로서 이스라엘을 바라보고 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