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자율참여형 훈련, 지루하지 않고 좋아요"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3-02 16: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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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게임·팀평가 조기퇴소제 등 새 방식 호평
△ '작전 설명하는 예비군' (고양=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2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육군 고양대대(일산 예비군훈련장)에서 2015년 예비군 동원훈련이 열려 분대장이 서바이벌 훈련에 앞서 팀원들에게 작전을 설명하고 있다.

예비군 "자율참여형 훈련, 지루하지 않고 좋아요"

서바이벌 게임·팀평가 조기퇴소제 등 새 방식 호평



(고양=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새로 도입된 자율 참여형 훈련 지루할 시간도 없고 참 좋습니다."

2일 경기도 고양시 육군 1군단 12관리대대 일산예비군훈련장. 140여 명의 예비군들이 이른 아침부터 훈련장에 속속 집결했다.

과거엔 느릿느릿 움직이던 `예비군 아저씨'들의 동작이 신속해지고 활기찼다.

올해부터 일반예비군 훈련 방식이 바뀌며 나타난 변화다.

훈련 시작 시간이 오전 10시에서 8시반으로 바뀌고, 2차대전 때의 낡은 카빈 소총 대신 M16 소총이 지급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서바이벌 게임 방식이 도입된 자율 참여형으로 바뀌고 잘 하는 사람은 팀별로 일찍 집에 보내주는 덕이다.

이날 훈련은 예비군 10명씩 분대(팀) 단위로 자율적으로 이동하면서 서바이벌 훈련과 목진지 전투를 하고 안보교육을 수강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서바이벌 훈련에 앞서 안전교육을 겸한 각종 장구류 착용과 체험사격이 이뤄졌다.

이어 팀별로 '사판'을 활용한 전술토의를 했다. '사판'은 스포츠경기장에서 감독이 선수에게 작전을 지시할 때 쓰는 미니상황판 같은 것이다.

약속한 전술에 따라 청팀과 홍팀으로 나눠 전투하는 훈련에서 생존자가 더 많은 팀이 승리하게 된다. 생존자 수가 같으면 다시 훈련과 전투를 진행 승패를 겨룬다.

이기는 쪽이 다음 훈련을 먼저 받는다. 지면 다시 교육받고 패자부활전을 치러야 한다.

목진지 전투훈련에선 크레모아를 적방향·후폭풍 등을 고려해 제대로 설치하고 검전기(격발기)를 활용하는 방법, 수류탄 던지기, 포박기술 등의 교육과 실제 연습 등이 있었다.

모든 게 팀별로 자율적으로 이뤄지고, 일찍 와서 먼저 기준치를 통과한 팀별로 우선 퇴소할 수 있다. 오후 5시까지 모두 기다릴 필요가 없다.

이날 훈련에 참석한 박태건(30) 씨는 "지난해까지는 진짜 시간 때우기였다면, 오늘 훈련은 과제 수행을 해야 하는 뚜렷한 목적이 생겨 지루할 시간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박씨는 "팀원들 모두가 오늘 처음 보는 사이라 멋쩍기도 했지만, 주어진 과제를 통과하지 못하면 재평가를 받아야 하니 적극적으로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주훈(26) 씨는 "그동안 훈련이 주입식 또는 개인적인 참여 방식이었으나 팀 전체가 평가를 받는 훈련으로 바뀌자 분대장 지시에 잘 따르게 되고 집중력이 더 생긴다"고 밝혔다.

이씨는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려면 분대원들의 의견을 모아야 하기 때문에 예비군들끼리 소통과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며 한눈을 팔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원표(27) 씨는 "지난해까지 훈련에서는 휴대전화로 인터넷 검색 등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며 "올해는 아예 휴대전화를 지닐 수 없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일부 예비군은 안경 착용자의 경우 방독면과 서바이벌 게임용 고글을 쓸 때 불편한 점, 훈련 코스와 교장 안내판 미흡, 식상한 내용의 안보교육 강의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균철 대대장은 "성과를 낸 팀은 오후 3시에 조기 퇴소하도록 해 자율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면서 "예비군 의견을 수렴, 개선할 점은 보완하고 프로그램도 다양화해 새 체계가 빨리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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