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적 찬반 공방 지양하고, 의혹 해소·관광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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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남알프스' 신불산 로프웨이 노선도 (울산=연합뉴스) 울산시와 울주군이 공공개발로 추진할 신불산 로프웨이 노선도. 오른쪽 등억온천지구에서 출발해 홍류폭포를 지나 '영남알프스'인 신불산 정상까지 가는 코스다. 2013.10.1 <<울산시>> leeyoo@yna.co.kr |
<지역 이슈> 다시 불붙은 울산 신불산 로프웨이 논란
13년째 표류 사업, 공공개발 전환 후 박차…환경훼손·사업성 우려 불거져
"소모적 찬반 공방 지양하고, 의혹 해소·관광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해야"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공공개발 방식으로의 전환을 통해 탄력받을 것으로 기대됐던 울산 신불산 로프웨이(케이블카) 설치사업이 다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지역 관광산업 부흥을 이끌 마중물이 될 것으로 판단한 울산시와 울주군이 사업에 속도를 내자 환경 훼손과 사업성을 우려하는 반발 여론 또한 거세게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애초 예정된 사업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민간→공공' 개발방식 전환 후 사업 탄력 기대
신불산 로프웨이 사업은 2001년부터 민간자본 개발 방식으로 추진됐다.
1천m 이상 고봉 7개가 연결돼 절경을 자랑하는 영남알프스에 로프웨이를 설치하면 열악한 울산의 관광산업을 획기적으로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이후 경기 침체에다 사업성에 대한 의문에 제기되면서 민자 유치는 지지부진했고, 사업은 장기 표류했다.
2013년 울산시가 민간개발을 공공개발로 전환하면서 사업은 활로를 찾게 됐다.
울산시와 울주군은 상북면 복합웰컴센터 인근에서 신불산 서북쪽 방향으로 2.46㎞ 구간에 로프웨이를 설치하고, 상·하부 정류장과 주차장을 설치하는 내용의 계획을 수립했다.
약 587억원으로 추산되는 사업비는 시와 군이 절반씩 부담하기로 했다.
10여 년 동안 성과는 없고 각종 논란만 일으킨 애물단지가 드디어 결실을 볼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 로프웨이 반대 여론 비등…사업 지연 불가피
시와 군은 애초 2월 중에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마련해 5월에 용역을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올 하반기 실시설계와 사업시행 허가를 거쳐 내년 초 착공해 2017년 하반기에 준공한다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그러나 로프웨이 설치를 반대하는 주장들이 최근 강력하게 제기되기 시작했다.
올 1월에 통도사 영축환경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신불산은 녹지자연이 매우 양호한 9등급 지역인데도 울산시와 울주군은 개발이 가능한 7등급으로 분류했다"면서 사업 백지화를 요구했다.
이어 이 단체와 시민·환경단체, 정당 등으로 구성된 '신불산 케이블카 반대 대책위원회'가 출범해 반대 서명운동, 시민토론회 등 전방위적인 사업 저지 운동을 다짐했다.
특히 인근 경남 밀양지역의 환경단체도 "2012년 개통된 얼음골 케이블카가 운영 1년 만에 적자를 면치 못하는 등 환상이 깨졌다"면서 "밀양은 민간사업자가 운영하지만, 공영개발로 개통했다가 적자가 나면 세금이 낭비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거들면서 반대 운동에 힘을 보탰다.
이런 움직임은 실제로 로프웨이 사업 일정과 계획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환경단체의 의견을 수렴할 것을 울산시와 울주군에 요청했다. 현재 구성된 환경영향평가협의회에 환경단체를 참여시켜 이견을 조율하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5월로 예정된 환경영향평가 완료 시점이 늦어지고, 뒤따르는 절차들도 상당기간 지연될 전망이다.
울산시도 로프웨이 상부 노선을 부분적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환경단체가 녹지자연 9등급이라고 주장하는 곳을 피해 사업을 추진하려는 의도다.
◇ 찬성 여론도 가세…의혹 해소·연계 프로그램 개발해야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커졌다.
울산시 관광협회는 "울산의 3대 주력산업이 위기에 봉착하면서 미래 먹거리 창출이 필요하다"면서 "스위스 알프스, 캐나다 로키산맥, 중국 황산의 케이블카와 같은 관광시설이 절실하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주장했다.
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서울주발전협의회도 토론회를 열고 "특정단체의 각종 의혹 제기로 사업이 차질을 빚을까 우려된다"면서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찬반 공방이 자칫 소모적인 여론전으로 비화해 지역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그보다는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명확히 규명해 시민이 품은 의구심을 없애는데 역량과 관심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금까지 환경적 영향에만 초점이 맞춰졌던 데서 벗어나 로프웨이 설치의 사업성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숙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불산 로프웨이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따져보고, 운영 후 반짝 관심에 그치지 않도록 로프웨이와 연계할 만한 관광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매년 신불산 간월재 억새평원에서 열리는 산상 음악축제인 '울주오디세이'와 같은 문화 프로그램을 보강하거나, 로프웨이로 산을 오른 뒤 능선을 따라 인근 고봉을 오갈 수 있는 등산로를 개발하는 노력 등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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