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총기살인…이웃 "법 없이도 살 분들인데"(종합)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2-27 18:04:00
  • -
  • +
  • 인쇄
숨진 파출소장 처남 "평소 불의 보면 직접 나서…"
△ 경기 화성 공기총 난사 사건 현장 (화성=연합뉴스) 신영근 기자 = 27일 오전 공기총 난사로 4명이 숨진 경기도 화성 사건 현장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대낮 총기살인…이웃 "법 없이도 살 분들인데"(종합)

숨진 파출소장 처남 "평소 불의 보면 직접 나서…"



(화성=연합뉴스) 최종호 류수현 기자 = 27일 형제간 불화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경기도 화성시 남양동의 2층짜리 단독주택.

이 주택에서는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전모(75)씨가 사냥용 엽총으로 이곳에 살던 형(86)과 형수(84·여), 화성서부경찰서 남양파출소 이강석 경감(소장) 등 3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해 경찰 과학수사팀의 현장 감식은 사건 발생 5시간여가 지난 오후 3시께 마무리됐다.

10여분 뒤 흰색 천으로 덮인 시신 4구가 20여분에 걸쳐 차례대로 집 밖으로 나와 구급차 등에 실렸다.

주변에서는 "아이고, 어째 이런 일이…"라며 혀를 차는 소리와 탄식이 터져 나왔다.

앞서 주택 옆 빌라 주차장에 세워진 피의자의 검은색 에쿠스 차량에 대한 감식도 벌어졌지만 운동화 한 켤레와 우산, 갈색 재킷과 유서 등이 발견됐을 뿐 다른 총기는 나오지 않았다.

사망자는 모두 1층 거실에서 발견됐지만 주택의 앞쪽과 뒤쪽에 난 창문 어디에도 총격 흔적이 보이지 않아 주택 앞으로 20여m에 걸쳐 쳐진 폴리스라인과 경찰 50여명이 이곳이 총기난사 사건 현장임을 알리고 있었다.

사망자들의 유족은 빌라 주차장 옆 공터에 주저앉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눈물을 흘렸다.

숨진 이 경감의 부인은 "아이고, 이제 어떡하라고…"라며 오열을 거듭해 근처에 구급차가 배치되기도 했다.

이 경감의 처남 김모(42)씨는 "매형은 예전부터 의협심이 강하기로 유명했다"며 "불의를 보면 참지 못했고 남에게 시키는 대신 자기가 나서는 성격이었는데 결국…"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침통한 표정으로 다급하게 이곳을 찾은 한 젊은 남성을 본 주민들은 "결혼을 앞둔 전씨 형의 손자"라면서 안타까워 했다.

폴리스라인 밖으로 소식을 듣고 모인 이웃 주민 50여명은 허탈한 표정으로 삼삼오오 나지막이 대화를 나눴다.

사건 당시 2층에서 뛰어내려 탈출하느라 허리 등을 다친 노부부 며느리의 친구 김모(53·여)씨는 "친구(며느리)를 통해 평소 얘기를 자주 들었는데 한번도 시부모에 대해 나쁜 소리를 하지 않았다"며 "동네에서도 법 없이도 살 분들로 소문났다"고 말했다.

또다른 이웃은 "전씨의 형님은 화성시 6·25 참전유공자회 회장을 맡았고 국가유공자 표창도 받았다"며 "노인단체에서도 독거노인 등을 위한 봉사활동에 꾸준히 참여해 이 동네에서 덕망이 높았다"고 거들었다.

노부부가 다니는 성당 교우이자 이곳 토박이라는 노모(73)씨는 "여기가 개발되기 전에 동생(피의자)이 자기 몫의 땅을 팔고 서울로 갔는데 이후 땅값이 엄청 오르고 형이 토지보상금으로 수십억을 받자 자주 돈을 달라고 요구하곤 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전씨가 재산 문제 등으로 형과 불화를 빚다가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