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쇠러 고향왔나…10개월만에 귀환한 황새 '미호'>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2-16 15:3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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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새' 황새 귀소 본능 확인…이동 경로 규명 도움될 듯
박시룡 원장 "환경오염 탓 자연생태계 서식 불가능"
△ 먹이 찾으러 고향 온 탈출황새 '미호' (청주=연합뉴스) 지난해 4월 한국교원대 청람 황새공원을 탈출한 천연기념물 제199호인 황새가 지난 14일 오전 청주 미호천 인근에서 사진작가에 의해 포착됐다. 교원대 측은 탈출황새가 올봄 고향인 청주 미호천 습지로 날아오길 기대하는 마음에서 'B49'번 인식표를 단 이 황새의 이름을 '미호'로 지은 바 있다. 사진은 조류사진작가 김준수 씨가 찍은 미호의 모습. 2015.2.15 <<조류사진작가 김준수씨 제공>> sweet@yna.co.kr

<설 쇠러 고향왔나…10개월만에 귀환한 황새 '미호'>

'텃새' 황새 귀소 본능 확인…이동 경로 규명 도움될 듯

박시룡 원장 "환경오염 탓 자연생태계 서식 불가능"



(청주=연합뉴스) 황정현 기자 = 지난해 한국교원대를 탈출했던 황새 '미호'가 되돌아 온 것으로 확인되면서 황새의 귀소 본능이 증명된 것은 물론 베일에 쌓였던 황새의 이동 경로가 밝혀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탈출 황새' 미호의 예기치 않았던 기나긴 여정이 시작된 건 지난해 4월이었다.

교원대 청람 황새공원에서 사육사가 다리에 인식표를 교체하는 틈을 타 빠져나간 것이다.

교원대는 'B49'번 인식표를 단 이 황새가 고향인 청주 미호천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미호'라고 이름을 붙였다.

자연 적응 훈련도 받지 않은 상태인데다 다리에 상처까지 입어 야생에 적응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됐지만, 미호는 7개월 뒤 경상남도 김해시 화포천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추운 겨울을 피해 남쪽지역으로 내려간 것이다.

그러나 미호가 고향으로 되돌아올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여태껏 황새의 이동 경로에 대한 자료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텃새 황새는 충북과 충남, 경기도, 황해남도가 번식지로 확인됐지만, 번식 후 어디로 떠났다 돌아오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1971년 충북 음성에서 마지막으로 서식해다는 것 이외에는 어떠한 기록도 남아 있지 않은 상태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미호가 귀향할지는 학계의 초미의 관심사였다.

행방이 묘연했던 미호가 고향에서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14일 오전, 경남에서 발견된 지 3개월 만이었다.

청주 옥산면 미호천에서 노니는 모습이 야생 조류 작가에 의해 포착된 것이다.

김준수 작가는 "황새는 쉽게 발견할 수 없는 종이어서 셔터를 눌렀는데, 다리에 인식표가 달려있었다"라며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이 황새가 굉장히 의미있는 탈출 황새였다는 걸 알게 돼 교원대에 제보했다"고 말했다.

고향을 찾은 미호는 그러나 이틀째 자취를 감춘 상태이다.

교원대 측은 미호의 귀소가 반가우면서도 열악한 환경 탓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박시룡 교원대 황새 생태연구원장은 "미호가 다시 사라졌다는 건 예전만큼 미호천 일대 하천이나 농경지에 먹이가 없다는 증거"라며 "농약 등에 의해 환경이 오염된 탓"이라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미호천 주변 습지 일부를 임대했지만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는 한 자연 생태계에서 황새가 서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임시방편으로 청람 생태공원 내 대형 사육장 인공연못에 미꾸라지를 공급하고 7.2m 높이의 둥지탑을 세워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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