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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년째 공사중인 청주 도심 첫 터널공사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15일 오전 청주시 동부지역 주민들의 교통분야 최대 숙원사업이었던 상당공원∼명암로 도로 개설 공사 구간 가운데 터널 구간에서 작업중인 굴착기가 보인다. 이 구간은 2010년 6월 공사가 시작됐지만 문화재 발굴에 이어 터널 굴착을 둘러싼 민원으로 아직도 진행중이다. 2015.2.15 vodcast@yna.co.kr |
공법 잘못 택했나…청주 도심 첫 터널공사 '민원 폭탄'
상당공원~명암로 6년째 공사중…주민들 "화약 발파로 피해" 제소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청주 동부지역 주민들의 교통분야 최대 숙원사업은 단연 상당공원∼명암로 도로 개설 공사다.
구간은 1.55km에 불과해 결코 길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2010년 6월 시작된 공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햇수로 6년째다.
문화재 발굴에 이어 터널 굴착을 둘러싼 민원으로 공사에 속도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설계 변경으로 애초 296억원으로 책정됐던 사업비는 385억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었다.
시가 돈이 덜 드는 굴착 공법을 택한 것이 결과적으로 발파와 관련한 끊임 없는 민원과 공기 지연을 초래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 토성 발굴이 난국의 시초
애초 사업 예정지 보상은 원만하게 진행됐다.
사업 구간에 있는 산은 모두 깎아내고 그 자리에 파형강판 터널을 설치한 뒤 복토하는 것으로 설계됐다.
외곽이 아니라 도심지 터널 설치는 청주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문화재 지표조사 결과 사업 구간인 우암산 자락에서 토성이 나와 계획에 수정이 가해졌다.
문화재청이 유적 보전을 결정함에 따라 터널 구간 160m 가운데 85m는 개착(開鑿) 대신 굴착을 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그 사이 시간은 2년 정도 흘렀다.
시는 일반 화약 발파, 할암공법(유압식), TBM공법 등 굴착 방식을 놓고 선택을 해야 했다.
◇ 돈 아끼자고 선택한 값싼 '일반 발파'가 화근
화약을 사용하는 일반 발파는 ㎥당 단가가 3만3천444원으로 싸지만, 소음·진동 문제를 수반할 수밖에 없었다.
유압으로 바위를 벌리는 할암공법은 화약 발파의 단점은 극복되지만, ㎥당 단가가 33만9천84원으로 일반 발파보다 무려 10배가 비싸고 공기가 길다.
공사 거리가 기본 3km인 TBM공법은 검토 대상이 아니었다.
시는 넉넉하지 않은 재정 형편을 고려해 일반 발파를 택했다.
시는 본격적인 터널 굴착 전에 전문 용역기관에 의뢰, 시험 발파를 하고 주변에 끼칠 영향을 분석했다.
시는 피해를 볼 수 있는 것으로 계측된 수동 쪽 11가구에 6억원정도를 보상했다.
이들 가구 말고도 공사장 주변인 수동과 용담동 주택들이 낡고 오래돼 발파에 따른 진동 피해에 취약하다는 점을 간과했는지는 모를 일이다.
2013년 기둥을 세워야 할 중앙 부분 굴착을 끝낸 시는 작년 3월부터 집단 민원에 시달렸다. 본 터널 공사 중 발파석이 마을로 날아들었기 때문이다.
◇ 주민들 "물질·정신적 피해 보상하라" 재정 신청
민원 제기에 공사가 중단됐다.
34가구는 안전 대책과 함께 보상을 요구하다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재정을 신청했다.
시는 안전시설물을 설치했다.
지난해 11월 재개된 터널 굴착 공사가 지난달 20일 끝난 가운데 다른 주민들도 발파로 재산과 정신적 피해를 봤다며 추가로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시는 일단 이들에게도 중앙환경분쟁조정위 제소를 권하고 있다.
시는 중앙환경분쟁조정위가 시의 책임을 인정하면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일부 주민들은 도로 옹벽으로 시야가 차단되는 만큼 도로 높이(계획고)를 더 낮추거나 정신적 피해를 보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 "애초에 할암공법 택했어야" 비판…12월 도로 개통
나머지 75m 구간은 파형강판 터널로 조성된다.
파형강판 공법은 물결모양(파형)의 강판을 지상에 고정시킨 뒤 그 위에 흙을 덮는 방식이다. 1997년 고속도로 공사에 처음 도입된 뒤 고속도로 통ㆍ수로, 동물이동 터널, 교량, 저류시설 등에 주로 이용되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부분적으로 발파 작업이 이뤄진다.
시는 파형강판 터널과 굴착 터널을 9월께 연결한 뒤 부수적인 도로포장 공사를 거쳐 오는 12월 20일 이 도로를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발파에 따른 재산 피해를 보상해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민원 제기로 공기까지 늘어난 점에 주목해 시가 할암공법으로 터널을 뚫었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의 한 관계자는 15일 "할암공법으로 공사를 했어도 유압기기로 벌린 바위를 포크레인이 브레이커로 일일이 깨 내야 하는데 이 역시 소리와 진동이 심해 민원이 유발됐을 것"이라며 "환경분쟁조정위 결정과는 별개로 민원인들과 지속적으로 대화해 합리적인 해결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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