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교회 1주기 맞아 15일 숨진 김홍열씨 묘소찾아 추모 예배
진천교인들 폭탄테러 피해 1년…여전히 아물지않는 상처
고막 파손·트라우마로 고통…고 김진규씨 의사자 선정 '숙제'
중앙교회 1주기 맞아 15일 숨진 김홍열씨 묘소찾아 추모 예배
(진천=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1년 전 버스에 폭탄이 터져 아비규환이었던 끔찍한 장면이 가끔 떠올라 고통스러워요. 요즘 뉴스에서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장면이 나올 때는…"
1년 전인 지난해 2월 16일 이집트에서 폭탄테러를 겪었던 한 피해자는 말을 잇지 못했다.
당시 성지순례에 나섰던 충북 진천의 중앙 장로교회 교인 31명을 태운 버스는 이집트 시나이 반도에서 폭탄테러를 당했다. 교인 1명, 인솔자 2명과 현지 가이드 1명 등 4명이 숨지고 30명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생존자들은 사지(死地)에서 돌아와 일상생활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1년 전의 테러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외상은 대부분 회복됐다. 그러나 당시 폭발음으로 고막이 터진 교인들은 아직도 귀에서 '윙'하는 소리가 들리는 이명 현상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테러의 처참한 상황이 공포로 다가오는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기도 한다.
당시 부상으로 2개월 넘게 치료를 받았던 김모(62)씨는 "파편이 박힌 발은 일상생활을 하는데 불편이 없을 정도로 회복됐지만 한쪽 귀의 고막은 완전히 파손돼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며 "가끔 참혹했던 테러 당시 상황이 떠올라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이들은 함께 성지순례에 나섰다가 숨진 교인 김홍열(당시 64·여)씨를 생각하면 여전히 자신들만 살아 돌아온 것이 죄스럽다.
진천 중앙 장로교회는 테러 1주기를 맞아 15일 김씨의 묘가 있는 진천 공설묘지를 찾아 추모예배를 올렸다.
한 교인은 "항상 따뜻한 얼굴로 만났던 김 여사님이 떠올라 가슴이 아프다"며 "무고한 민간인까지 무차별하게 공격하는 반인륜적인 테러가 더는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당시 버스에 오르는 테러범을 온몸으로 막다 숨진 성지순례단 인솔자 2명에 대한 의사자 선정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제진수(당시 57세)씨는 사건 직후 언론에 집중적으로 보도되면서 충북도의 신청으로 지난해 4월 의사자로 지정됐다.
그러나 김진규(당시 35)씨는 가족들이 신청을 했으나 아직 정부로부터 의사자 인정을 받지 못했다.
진천 중앙장로교회 김동환 목사는 "김진규 목사도 제진수 집사와 함께 테러범을 온몸으로 막다 많은 파편이 몸에 박혀 숨졌다"며 "이분들이 없었다면 더 많은 교인이 목숨을 잃었을 지 모른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다섯살배기 아들을 두고 의로운 행동을 하다 숨진 김 목사가 아직 의사자 지정도 받지 못해 너무 안타깝다"며 "주위에서 더 따뜻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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