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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하받는 문재인 대표 (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새 당대표에 선출된 문재인 의원이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1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15.2.8 leesh@yna.co.kr |
<못말리는 정청래…당내 "언어갑질 중단해야"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김재현 송수경 송진원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이 연일 대여 선명성을 내세워 초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것을 두고 당 안팎이 시끌시끌하다.
당 일각에서는 자칫 17대 국회 당시 '백팔번뇌'라는 별칭처럼 108명의 초선 의원들이 '튀는 언행'과 당 내부를 향한 '총질'로 당을 떠들썩하게 했던 '열린우리당 시즌2'가 열리는 게 아니냐는 시선까지 나오고 있다.
달라졌다면 그 진앙이 초선의원이 아니라 당 지도부의 일원이라는 점이다.
'품격있는 야당'으로의 변신 시도에 더해 '문재인 컨벤션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모처럼 '30%의 벽'을 돌파한 지지율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지적마저 중도파 인사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운동권 출신 그룹에 대한 중도층의 곱지 않은 시선이 바탕에 깔려 있다.
문 대표도 2013년말 펴낸 대선 회고록 '1219 끝이 시작이다'에 야권 진영의 '근본주의'를 언급하며 "이른바 '싸가지 없는 진보'를 자초한 게 아닌지 겸허한 반성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한 바 있다.
최고위원 경선 때부터 '당 대포'를 자임했던 정 최고위원은 10일 문 대표의 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한 고문이 '독일이 유대인 학살을 사과했다고 해서 유대인들이 히틀러 묘소 참배할 이유는 없다'고 했고, '일본이 과거사를 사과한다고 야스쿠니에 참배하고 천황에 절할 이유는 없다'는 말도 들었다"고 언급, 입길을 탔다.
대선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2심에서 징역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자 같은 날 기자회견을 하고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당신의 대통령직은 유효합니까'라는 질문에 답변해야 한다"고 공개 촉구하기도 했다.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을 거론하는 과정에서 황교안 법무장관에 대해 "이름 그대로 황당하고 교활한 안목을 가졌다"는 원색적 표현을 써가며 거취 표명을 요구했다.
당장 '히틀러 발언'을 놓고는 당내에서도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대구 출신의 김부겸 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도를 지나친 발언"이라며 "상대편 가슴에 대못을 박듯 후벼파야만 선명성이 드러나는 건 아니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특히 "편협한 정치를 하니 우리가 우리의 틀 안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는 것"이라며 "우리 당이 10여년간 국민과 멀어진 것은 전부 말 때문이었다. 말부터 그렇게 하니 역시 '싸가지 없는 집단'이 되고 국민이 더 냉정하게 돌아서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상대편의 존재를 깔아뭉개는 '언어의 갑질'을 할 게 아니라 이젠 '증오의 정치'를 잘라내고 예의를 차려야 한다"며 "총·대선까지 생각한다면 우리 지지자만 염두에 둔 정치에서 벗어나 성숙하고 나라를 책임지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에게는 "일개 의원이 아니라 최고위원이니만큼 언어 사용에서 신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범계 의원도 트위터 글을 통해 "문 대표의 이·박 묘소 방문이 우향우의 문제인가. 그러면 정 최고위원의 내부 '방포'와 비유는 좌향좌의 증좌인가"라며 "결국은 진심과 품성의 문제 아닐까. 성품의 영역을 이념과 노선의 문제로 비약하는 문화가 우리 당에 있어왔다"고 꼬집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히틀러 발언'과 관련, "특히 호남에서 묘소 참배를 두고 굉장히 임계점을 넘고 있어 그런 것을 전달하는 게 최고위원의 역할 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전달한 것"이라며 "보수 신문에서 왜곡하고 편집해 난리를 치는데 실제로 고문들에게 격려 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언사가 갓 출범한 문 대표 체제에 부담을 주는 것이란 우려에 대해선 "대표 혼자 모든 당에 관련된 일을 할 수 있겠느냐. 각자 역할 분담도 필요하다"며 "삐걱거리는 것은 전혀 아니고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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