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주택시장 투기장化…분양권 전매 차익에 '올인'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2-09 08: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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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 건수가 분양가구에 육박…다운계약 등 불법 방치도 시장 과열에 한몫


대구 주택시장 투기장化…분양권 전매 차익에 '올인'

전매 건수가 분양가구에 육박…다운계약 등 불법 방치도 시장 과열에 한몫



(대구=연합뉴스) 이재혁 기자 = 대구 주택시장이 '묻지마 청약' 열기에 편승해 '돈놓고 돈먹기'의 투기장으로 변질하고 있다.

2011년 이후 아파트 분양시장이 살아나 분양권에 높은 프리미엄이 붙자 너도나도 '골드 러시'에 동참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주택 실수요자들은 내집 마련의 기회를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구에서 최근 신규 분양 아파트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양권 전매에 따른 차익을 노린 투자수요가 대부분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각 구청의 분양권 전매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대구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전매 건수는 전체 분양 가구 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서구 월성동 협성휴포레는 연말까지 분양 가구 수(996가구)의 93.1%인 927건이 전매됐다.

동일 분양권이 2차례 이상 거래되는 중복 건수를 감안하더라도 실수요자의 비율은 높지 않다는 것이 부동산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북구 침산동 삼정그린코아의 분양권 전매 건수도 분양가구 수(578건)의 85%에 달하는 491건으로 파악됐다.

인근 침산화성파크드림 역시 분양 가구 수(1천202가구)의 74.6%인 897건이 전매됐다.

최근 분양한 아파트들은 분양권 매물이 포털사이트 부동산면에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50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였던 중구 수창동 대구역센트럴자이(1천5가구)의 분양권은 9일 현재 '네이버 부동산'에 230여건이 등록돼 있다.

분양권 프리미엄 호가는 평형별로 차이가 있지만 3천만∼5천만원 선이다.

평균 청약 경쟁률이 171.8대 1을 기록한 대구역유림노르웨이숲(296가구)은 프리미엄 3천만∼5천만원의 호가로 80여건이 등록됐고, 수성구 파동 수성아이파크(455가구)도 프리미엄 1천만∼2천200만원으로 200여건이 등록됐다.

분양권을 전매하는 당첨자들이 다운계약서로 프리미엄 금액을 낮춰 신고하는 행위가 만연하지만, 조세당국이 이를 방관해 분양시장의 과열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나온다.

당첨 후 1년 안에 분양권을 전매하면 프리미엄 금액에서 250만원을 기본공제한 뒤 50%의 세율을 적용한 금액에 주민세(10%)를 더해 양도세를 내야 하지만, 이를 그대로 지키는 사례는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분양한 한 아파트는 분양권 프리미엄 시세가 3천만원 내외였지만, 당첨자들이 구청에 신고한 금액은 평균 5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불로소득에 대한 세금 1천512만5천원이 10분의 1에 불과한 150만원으로 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구의 경제력을 따져볼 때 전매차익을 고려한 투자수요를 빼면 현재의 주택시장 과열상황을 설명할 수 없다"며 "실수요자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 자칫 스스로 상투를 잡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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