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은 비노·호남 대표한 주승용 1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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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하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새 당대표에 선출된 문재인 의원이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1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수락 연설을 마친 뒤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있다. 2015.2.8 leesh@yna.co.kr |
<민심이 당심 눌렀다…野 전대표심의 재구성>
친노 결집력에 동교동 무릎…룰싸움 결론이 '결정타'
최고위원은 비노·호남 대표한 주승용 1위 '주목'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 결과는 한마디로 민심의 승리로 요약된다.
문 의원이 압도적으로 우세를 보인 국민적 지지도에 따라 승패가 갈린 것이다.
8일 경선 개표 결과 문 후보는 총 득표율 45.30%로 박지원 후보(41.78%)를 간발의 차로 제쳤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일반국민(문재인 58.05%, 박지원 29.45%)에서 문 후보가 압승한 반면, 권리당원(문재인 39.98%, 박지원 45.76%)에서는 박 후보의 우위가 뚜렷했다.
일반당원에서도 박 후보가 1.12% 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앞서 당심은 박 후보 편이라는 전망이 적중했다.
막판 혼전 속에서 71%대의 높은 투표 참여율을 보인 대의원들의 경우 박 후보(42.66%)가 아닌 문 후보(45.05%)의 손을 들어줬으나, 통상 대의원 투표에선 계파별 줄세우기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자발적 당심은 박 후보에게 좀더 우호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문 후보가 당권을 거머쥘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압도적 국민 지지와 친노의 결집력에 있다. 지난 대선에서 48%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문 후보의 인지도가 여전히 강고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전체 권리당원의 과반을 보유한 호남이 친노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게 변수였으나, 대선이나 총선 등 큰 선거를 앞둘 때마다 전략적 선택을 해온 호남의 민심이 마냥 일방적으로 박 후보에게만 쏠리지는 않았던 것으로도 보인다.
'이기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문 후보의 캐치프레이즈가 그 틈을 파고든 것이다.
야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를 당내 경선에서 침몰시키는 데 대한 부담감이 일반 지지자들 사이에서 크게 작용했다는 해석도 힘을 얻고 있다.
더불어 당내외에서 고루 세력 기반을 갖춘 친노의 표심과 조직력이 문 후보에게로 결집된 게 큰 힘이 됐다.
박 후보도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인 이희호 여사와 권노갑 상임고문을 비롯한 동교동계의 총력 지원과 막판 비노 진영 상당수의 지지까지 받아 만만찮은 세 대결을 펼쳤으나, 응집력에선 밀렸다.
결정적으로 게임의 룰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문 후보에게 유리한 쪽으로 귀결되면서 막판 접전으로 가려던 승부의 추가 다시 한쪽으로 기울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후보 없음'이라는 답변을 유효투표에 포함할지 여부를 놓고 뒤늦게 논란이 불거졌을 때 당 전대준비위가 불포함 결정을 내린 게 결정타로 작용한 셈이다.
앞서 전대 룰을 만들 때도 문·박 후보의 '민심 대 당심' 대결이 일찌감치 예정된 상황에서 지난 2013년 5·4 전대 룰을 대체로 준용하되 투표 반영비율만 기존 '대의원 50%, 권리당원 30%, 일반당원·국민 20%'에서 '대의원 45%, 권리당원 30%, 일반당원·국민 25%'로 조정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받아들여진다.
물론 전대준비위에 친노 외에 다양한 계파가 참여해 공동으로 내린 결론이지만, 친노의 결집력과 초반부터 퍼진 '문재인 대세론'이 다른 위원들의 판단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상대가 박 후보가 아니라 비노·중도 진영을 대표할 만한 인물이었다면 승패가 어떻게 됐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함께 진행된 최고위원 경선에서 비노 주자인 주승용 후보가 당심의 우위를 바탕으로 정청래 후보 등을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은 비노 진영의 친노 견제심리가 작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최고위원은 비노의 주 후보, 강경파 정 후보 외에 정세균 의원과 가까운 전병헌 후보와 오영식 후보, 고 김근태 상임고문 계보인 민평련 출신 유승희 후보가 당선돼 고른 계파 분포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유일한 호남 출신인 주 후보가 '1등 최고위원'으로서 영남 출신 문 대표와 함께 지도부 내 영호남 투톱을 이루게 됐고, 나머지 4명은 전원 서울 지역구 의원들로 채워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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