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테러참사 한달> ③전문가 인터뷰 "한국도 테러 표적 될수 있어"(끝)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2-05 22: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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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크르와 시앙스포 교수 "국제사회, 중동 민주화 지원 등 정치적 해결책 필요"
"테러단체 중동위기 속 성장…영향력 더 커질 것"
△ 프랑스 중동 전문가인 라크르와 파리정치대학 교수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프랑스의 중동 전문가인 스테판 라크르와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교수. 라크르와 교수는 4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등의 주된 테러 목표는 미국과 유럽 국가이지만 미국·유럽과 동맹·협력 관계인 한국과 일본도 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2015.2.5 << 라크르와 교수 제공 >> sungjinpark@yna.co.kr

<佛 테러참사 한달> ③전문가 인터뷰 "한국도 테러 표적 될수 있어"

라크르와 시앙스포 교수 "국제사회, 중동 민주화 지원 등 정치적 해결책 필요"

"테러단체 중동위기 속 성장…영향력 더 커질 것"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프랑스의 중동 전문가인 스테판 라크르와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교수는 4일(현지시간) "한국도 중동 테러단체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면서 경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라크르와 교수는 파리 연쇄 테러 한 달을 앞둔 이날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등의 주된 테러 목표는 미국과 유럽 국가이지만 미국·유럽과 동맹·협력 관계인 한국과 일본도 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달 7∼9일 중동 테러단체와 연계한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의 연쇄 테러로 17명이 목숨을 잃었다.



다음은 라크르와 교수와의 일문일답.

-- 오는 7일로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가 테러를 당한 지 한 달이 된다. 지난달 파리 테러가 프랑스 시민과 정부에 어떤 영향을 끼쳤다고 보나.

▲ 테러 이후 지난달 11일 파리를 포함해 프랑스 전국에서 수백만 명의 시민이 참가한 테러 규탄 행진이 열렸다. 그리고 올랑드정부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등 테러를 계기로 프랑스 국민이 뭉쳤다. 그러나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테러로)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이 최근 국회의원 보궐선거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극우정당의 인기도 높아졌다. 또 이슬람 사원 등 이슬람을 겨냥한 보복 사건이 급증한 것은 우려할 만하다.

-- 파리 테러리스트 쿠아치 형제와 아메디 쿨리발리는 모두 중동 테러 단체들과 연계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프랑스 정부가 '테러와 전쟁'을 선포했는데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나.

▲ 프랑스는 현재 말리, 이라크, 시리아에서 전쟁 중이다. 이미 전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추가로 전쟁을 벌이지 않을 것이다. 이 점에서는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테러 법이 좀 더 강화된다든지, 정보기관에 도청할 수 있는 재량을 좀 더 부여하는 등의 변화는 있을 것이다. 미국도 9·11 테러 이후 그렇게 했다.

--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가 이민자 정책 실패를 파리 테러의 한 원인으로 최근 꼽았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 이민자 정책 실패도 한 원인이지만 높은 실업률과 인종 차별 등 다른 문제도 원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 시리아와 이라크 IS에 가입한 프랑스인 중 22%는 원래 아랍인이 아니라 이슬람교 개종자라는 통계가 있다. 또 IS 가입자 가운데서는 중간 계급 출신 시민도 많다. 이를 보면 단지 이민자 통합 실패만을 테러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 파리 테러를 계기로 중동 테러 단체인 예멘 알카에다와 IS에 대한 세계의 우려가 커졌다. 앞으로 이들의 영향력은 어떻게 될 것으로 전망하나.

▲ 테러 단체의 영향력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다. 중동은 현재 큰 위기를 겪고 있으며 테러 단체는 이런 위기에서 성장한다. 중동 지역에서는 국가가 없거나 있더라도 전혀 힘이 없는 곳이 있는데 IS와 같은 단체는 이런 권력의 공백 상태를 이용해 커 왔다. 주민이 분노와 좌절을 느끼는 상황을 이용한 것이다. IS는 이슬람 수니파 주민들이 좌절감을 느끼는 곳에서 이들의 보호자를 자처했다. 세계가 이 지역 문제 해결을 도와야 한다. 군사 개입만으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미국 등이 나서서 IS를 공습하면서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세력 확장을 막았지만, 이들에게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다. 이 지역 모든 주민이 권력을 갖고 민주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치적 해결책이 필요하다. 수십 년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우리가 이 과정에 협력해야 한다.

-- 테러단체인 예멘 알카에다가 최근 프랑스를 주적으로 꼽았다. 파리 테러와 같은 사건이 프랑스에서 다시 일어날 가능성은 있는가.

▲ 불행히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 테러 이후 프랑스 경찰이 위협 대비 수준을 높이고 정보 인력을 보강하는 등 테러 예방에 힘을 쏟고 있다. 그렇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테러를 완전하게 예방할 수는 없다. 이는 민주주의의 약점이기도 하다.

-- 한국인들은 중동 테러 단체의 테러가 유럽과 미국의 일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최근 IS의 일본인 인질 두 명이 살해되고 한국인 10대의 IS 가입설이 거론되면서 걱정하는 기류도 없지 않은데.

▲ 한국이 IS와 같은 테러단체의 주요한 표적은 아닐 것이다. IS는 미국과 유럽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보면 한국과 일본은 모두 미국과 유럽의 동맹이기 때문에 IS는 '작은 적'이라고 간주할 것이다. 또 IS는 종교적 측면에서 자기들과 이슬람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는 이들을 적으로 여기는데 이 점에서 한국과 일본은 그들의 적이 된다.

-- 샤를리 에브도가 최근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묘사하는 만평을 다시 실으면서 이슬람권에서 격렬한 반대시위가 일어났다.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하는가, 아니면 타 종교를 과도하게 자극하는 표현의 자유는 제한해야 하나

▲ 이는 단지 신성모독의 문제가 아니다. 중동과 이슬람권은 과거 서방의 식민지였다.아직도 세계에서 서방이 우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슬람은 이런 만평을 단지 종교 비판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을 적대시하는 것으로 여기는 것이다. 최근에도 이라크 전쟁 등 서방과 중동 국가 간 긴장이 높았다. 나는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고 샤를리 에브도도 당연히 표현의 자유를 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긴장을 더 높이지 않도록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무함마드 만평을 발행하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결정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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