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특조위, 청문회 첫날…해경 초기대응 집중 추궁

이영진 기자 / 기사승인 : 2015-12-14 23:2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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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의인' 김동수씨 자해 소동…김수현 서해해경청장 고혈압으로 이송
△  1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YWCA에서 열린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에서 유족들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커스뉴스>


[부자동네타임즈 이영진 기자]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14일 서울 YWCA회관 4층에서 개최한 제1차 청문회 첫날, 세월호 참사 발생 초기 해경의 부실 대응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이날 이석태 특조위 위원장은 본격적인 청문회 시작에 앞서 "세월호 참사 당시 정부가 제대로 대응한 것인지 집중적으로 다루겠다"며 "보통의 해상사고일 수 있는 상황이 거대한 비극과 참사가 된 원인은 여기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는 세월호 참사 초기 구조구난과 정부 대응이 적절했는지에 중점을 두고 진행됐다.

 

10시부터 진행된 청문회에서 특조위원들은 증인으로 나선 이춘재 해양경찰청 경비안전국장과 유연식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상황담당관 등을 상대로 참사 초기 적절한 구조구난 조치를 취한 것이 맞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이호중 위원은 이춘재 국장에게 "당시 해양경찰청은 세월호 침몰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목포해경 경비정 123정장에게 연락해 '승선객이 안에 모두 있고 기울어져서 못나오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도 '명단 작성 안됐습니까'라고 가장 먼저 질문했다"며 "사람이 보이는지, 구명정은 보이는 지 등에 대해 캐물어 놓고 압축적으로만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주파수 공용통신장치(TRS)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이어 "명단 작성 여부를 가장 먼저 물은 점, 따로 상황 전파를 하지도 않은 점 등을 보면 당시 본청의 관심은 오로지 보고에 있었던게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이 국장은 "통화한 사람에게 의도를 알아볼 필요가 있겠다"며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하기 위한 대화"라고 해명했다.

 

또 이호중 위원은 유연식 상황담당관에게 "서해지방경찰청은 광역 구조본부로 구조활동 등에 조정·통제 역할을 맡고 있으며 각 해양 경찰서에 대해 지휘감독을 할 수 잇는 권한과 책임이 있다"며 "진도 VTS측에서 세월호와 교신했다는 중요한 사실을 알면서도 진도 VTS에서 현재 세월호 상황을 구조세력에 전파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유 상황담당관이 "진도 VTS측에서 당연히 보고를 할 것이라 생각했고 당시 다른 상황을 처리하다 보니 별도로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답하자 이 위원은 "당시 해안사고 발생 시 해경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이 상황전파인데 당시 세월호 교신 여부만큼 중요한 정보를 다루고 있었나"라며 질타했다.

 

△ 1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YWCA에서 열린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에서 이춘재(왼쪽부터) 해양경찰청 경비안전국장, 유연식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상황담당관, 조형곤 목포해양경찰서 경비구난과 상황담당관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커스뉴스>

 
이후 청문회는 점심시간 동안 휴정한 뒤 오후 1시 30분쯤 재개됐다.

 

오후 청문회에서는 김석균 해양경찰청장, 김수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 김문홍 목포해양경찰서장, 김경일 목포해경 경비정 123정 정장, 김종인 123정 부장, 박상욱 123정 승조원, 이형래 123정 승조원, 이재두 목포해경 3009함 함장, 김재전 서해지방해경 항공단 B-512호 기장, 고영주 제주지방해경 항공단 B-513호 기장 등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장완익 위원은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에게 "경비정 123정과 출동 헬기 등 모든 구조세력이 세월호와 교신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거나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은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김석균 청장은 "당시는 잘 몰랐으며 나중에 세월호와 연락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제가 청장으로 있는 가운데 구조작업이 수행된 만큼 그런 부분이 원활히 잘 됐으면 한다는 성찰이 남고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당시 구조세력이 빨리 출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각했기 때문에 다급한 가운데 교신까지 세밀하게 챙기긴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목포해경 경비정 123정의 부실 대응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김경일 123정 정장은 "승객이 구명쪼끼를 입고 해상에 나와있거나 갑판에서 준비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 당황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또 장 위원이 "9시 30분쯤 TRS로 상황을 보고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현장에 도착했다 보고만 있을 뿐 나머지 상황은 보고된 기록이 없다"고 지적하자 김 정장은 "분명 보고를 했지만 그쪽 지역이 난청지역이라 그런지 보고된 기록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YWCA에서 열린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에 참가한 세월호 생존자 김동수 씨가 날카로운 물체를 이용해 자해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커스뉴스>

 
이날 청문회 과정에서는 "그때 당시에도 이준석 선장 등이 승객인 줄 알고 구조했다"는 박상욱 123정 승조원의 답변에 격분한 김동수(50)씨가 자해하는 소동이 발생했다.

 

김씨는 세월호 청문회가 진행 중이던 오후 3시 50분쯤 자리에서 일어나 "솔직히 너무한 것 아니냐"라며 "저 이렇게 억울합니다"라고 외친 뒤 복부를 흉기로 자해했다.

 

이를 지켜보던 김씨의 부인도 혼절해 쓰러지면서 청문회가 잠시 정회됐고 김씨와 김씨의 부인은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동수씨는 세월호 참사 당시 소방호수를 활용해 학생 20여명을 구조해 '파란 바지의 의인'으로 불렸다.

 

자해 소동 이후 세월호특조위 관계자는 "많은 분들의 성에 차지 않더라도 청문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으면 더 억울한 상황이 발생할수 있으므로 이를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방청객들에게 당부했다.

 

앞서 3시 20분쯤에는 김수현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청장이 청문회 도중 고혈압으로 119구급대에 의해 급히 후송되기도 했다.

 

한편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제1차 청문회는 14일부터 오는 16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특조위가 참사 당일 대통령의 행적을 조사 대상에 포함하기로 의결하면서 이에 반발한 이헌 세월호 특조위 부위원장을 포함한 여당 추천 위원 5명이 모두 불참했다.

 

청문회 2일차 일정은 15일 오전 9시 30분부터 서울YWCA회관 4층 대강당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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